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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美서 광천수 판매 한인 약사 권오윤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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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미국 뉴욕의 한인 약사가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로키산맥 지하에서 길어올린 '고단위 광천수' 판매 사업에 나섰다. 맨해튼 32번가 한인타운에서 '브로드웨이 약국'을 30년간 운영하고 있는 권오윤(權五閏.69)씨가 주인공이다. 그는 석달에 걸친 FDA의 엄격한 수질검사와 성분검사를 통과하고 지난 26일 사업자 등록증을 받았다.

權씨는 "미국에서 제일 높은 파익스 피크(4300m) 지하에서 나는 이 물엔 인체에 필수적인 열두가지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고 말했다.

FDA가 승인한 함량표에는 성분이 칼슘 29.6%, 나트륨 13.6%, 마그네슘 5.2%, 칼륨(포타슘)1.9%, 불소 0.4% 등으로 돼 있다.

미주 한인 1호 약사이기도 한 權씨는 인체를 가장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 힘이 미네랄에 있다고 믿고 오래 전부터 미네랄이 풍부한 물을 찾아다녔다. 온천이나 광천수로 유명하다는 50여곳을 둘러본 끝에 1980년대 중반 콜로라도주 주도(州都) 덴버에서 남쪽으로 1백㎞ 정도 떨어진 매니토 스프링스에서 매니토 광천수를 발견하고는 무릎을 쳤다고 한다.

'거품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이 물은 100여년 전 미국 정부가 의사의 처방전을 받아 살 수 있도록 했으나 40년대 이후에는 관리부실로 방치돼 있다시피 했다.

權씨는 매니토시(市)가 머지않아 광천수 개발권을 불하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장기적 관점으로 '공들이기 작전'에 돌입했다. 직원 한명을 현지에 상주시켜 시의 동향을 파악하는 한편 광천수 보존에 써달라며 5년간 매달 5000달러씩 시에 기부했다.

그는 결국 2002년 가을 54만달러를 주고 광천수 개발권을 매입했고, 지난해 11월에는 현지에 보틀링 공장을 완공했다. 權씨는 FDA의 사전 허가를 얻어 약 한달 전부터 이 물을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의 한인 수퍼마켓을 통해 팔고 있다. 1ℓ들이 한병의 가격은 3달러50센트(약 4000원)다.

그는 앞으로 미국 내 판로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캐나다.멕시코.일본.중동 등으로 수출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네랄이 너무 많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팔 수 없다고 했다.

"한국에선 몸에 나쁜 미네랄을 규제하기 위해 전체 미네랄 함량을 ℓ당 300mg 이하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이 물의 미네랄 함량은 1600mg에 이릅니다. 그러나 모두 몸에 좋은 성분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FDA가 승인할 리 없지요."

올 가을에 성균관대에서 약학박사 학위를 받을 예정이라는 그는 "최신 의약품으로도 고칠 수 없는 질병이 늘어나고 있다"며 "질병을 예방하고 장수하기 위해서는 자연친화적인 섭생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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