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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씨 부정축재 사건-代役說 갈수록 확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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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노재우(盧載愚.61.사진)씨는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축재의 대역인가.』 盧전대통령이 거액비자금사건으로 검찰조사를 받고있는 가운데 그의 유일한 동생 재우씨 일가의 것으로 추정되는 부동산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재산형성과정과 관련한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서초구반포동53의3에 소재한 동호빌딩은 재우씨의 장남 호준(昊俊.32)씨가 대주주 이사인 ㈜동호레포츠 명의로 등기가 돼있어 실질적인 재우씨 일가 소유라는 의혹이 제기됐다.또 경기도용인군구성면상하리329의2 ㈜미락냉장(대표 박병규) 도 호준씨가부사장으로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동호빌딩은 100억원대,㈜미락냉장의 부지.건물값은 200억원대로 추산된다.
따라서 현재까지 드러난 재우씨 일가 소유로 추정되는 부동산은최소 300억원이상인 셈이며 각종 부동산 은닉설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엄청난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경북중.대구상고.대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재우씨는 68년 주택은행에 입사,76년 주택은행 대구 수송동지점에서 근무하던중 삼촌 병상(秉祥.88년 작고)씨가 운영하던 한성기공으로 옮겨 경리업무를 맡았다.병상씨가 68년 5월 설립한 이 회사는 보일러제조업체였으나 76년 11월부터 위생난방설비 전문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재우씨는 81년 이 회사 사장으로 취임했고 사촌동생인 병상씨의 아들 성우(成愚).용우(龍愚)형제는 각각 부사장과 전무를 맡았다.그는 88년 2월1일 회장자리에 올랐으며 93년 5월 이 회사를 떠났다.
한성기공관계자들은 盧전대통령과의 특수관계때문에 오히려 손해를많이 보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85년 종합건설업으로 업종전환을 시도했으나 당시 민정당대표위원이던 盧전대통령이 『사업을 확장하거나 업종전환을 해서는 안된다』는 엄명을 내리는 바람에 계획을 포기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이같은 배경때문인지 한성기공은 85년 58억원이던 매출규모가 91년 120억원에 이르기까지 매년 10%정도밖에 성장하지못했다. 이는 고위층의 특별배려를 받지 못했다는 회사관계자들의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다.이 대목은 거꾸로 재우씨가 300억원대 이상의 부동산을 매입할만한 재력이 없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반증이기도 하다.게다가 그는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 」이었다.그의 부동산매입자금이 盧전대통령쪽에서 흘러나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의 뿌리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병상씨의 3남 진우(震愚)씨가 운영하던 배관지지대 생산업체인 ㈜성화산업의 경영권을 90년 2월 넘겨받아 현재 회장으로 있다.동호빌딩 6층에 사무실이 있는 이 회사 역시 평범한 중소기업체에 불과하다.
재우씨는 87년 대선을 앞두고 경북중출신과 서울에 사는 대구사람들,6.29선언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태림회」를 조직,형을 지원해 주목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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