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브>美,私的연금시장 확대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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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인구의 고령화문제는 사회보장문제와 맞물리면서 이미 세계적인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세계은행에 따르면 90년 현재 전세계적으로 5억명에 달하는 60세이상의 고령인구가 2030년에는 약세배 증가한 14억명에 달할 것이라 한다.특히 중국 등 아시아에서의 증폭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주요국에서는 공적연금제도와 관계된 재원조달문제는 인구의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세대간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주요국의 공적연금제도는 인구의 고령화에 따른 재원의 고갈로 말미암아 젊은 세대가 납입한 재원으로 노후세대의 사회보장을 충당하는 비적립(pay as you go)시스템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러한 연금시스템은 초기 수혜자와 나중 수혜자간 수혜 격차를 야기시켜 현재세대가 미래세대에게 세금부담을 전가시키는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의하면 재할인금리가 5%고,생산성 증가율이 1.5%라는 가정아래에 서 미국의 미래세대는 현재세대보다 100%이상의 순조세 부담을 져야할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의 경우 미래세대는 현재세대보다 다섯배나 많은 세부담을 져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공적연금제도의 불확실성과 함께 베이비 붐세대가 본격적인 노후대책에 들어가면서 미국에서 사적연금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미국의 개인퇴직계좌(IRA)잔액은 93년말 현재 8,574억달러로 80년대말부터 5년간 두배나 증가했다.
이 결과,미국전체 금융자산에서 사적연금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90년말 10.9%에서 94년 9월말 현재 14.6%로 확대되었다.또 이러한 미국 사적연금시장의 확대는 90년대들어 나타난미국 투자신탁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일조했다.
현재 미국 투자신탁의 순자산은 약2조6,000억달러에 달하며90년대들어 두자릿수의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전체 투자신탁자산에서 IRA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81년 1.1%에서 93년에는 13.7%로 크게 증대했다.
한편 이같은 미국 사적연금시장의 확대는 연기금의 기관화현상을강화하고 있다.94년 9월말 현재 전체 발행주식중 연기금이 보유하고 있는 비중은 29.6%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미국에서는 연기금의 기관투자가로서의 역할이 증대되면서 기업지배(corporate governance)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리도 인구의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노후대책을 위한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판매되고 있는 개인연금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기업연금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기업들이 복지확대차원으로 개인연금지원에 나서고 있어 개인연금시장 규모는 앞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이같은 연금시장의 확대는 증권시장에서의 기관화현상을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경제硏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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