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조 28일 춘천마라톤 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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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96애틀랜타올림픽 피날레를 다시한번 태극물결로 장식하기 위해쉼없이 고통의 길을 내달려온 마라톤영웅 황영조(25.코오롱).
그의 올림픽 2연패 꿈을 가늠할 실험무대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28일 낮12시 춘천종합운동장을 출발,소양 강을 끼고 의암호를 돌아오는 95춘천국제마라톤.
지난해 10월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차지한 이래 꼭 1년20일만에 마라톤레이스에 나서는 황영조는 춘천호반에서 아프리카 검은 둘풍의 주역들을 보기좋게 따돌리고 올림픽 2연패로 가는 길목을 닦는다는 목표아래 어느때보다 혹독한 담금질을 끝냈다.
지난해말 두번째 족저건막염 치료를 받은 뒤 몇달동안 컨디션회복에 주력했던 그는 7월1일부터 20일동안 애틀랜타에서 현지 적응훈련을 한데 이어 8월25일부터 9월9일까지 일본 삿포로에서 실전을 방불케하는 전지훈련으로 몸을 한껏 달궈 놓았다.
그 이후 춘천레이스에 대비해 서울 한강변을 내닫고 대모산을 오르내린 거리만도 무려 1,400㎞(하루평균 20~30㎞).이번대회를 한달 앞둔 지난달 26~28일에는 홀로 춘천코스를 달리고 또 달리며 구슬땀을 흘렸다.
춘천레이스에서 황영조의 덜미를 노리는 최대적수는 벨라이네 딘사모(30.에티오피아).지난 88년4월 로테르담국제마라톤에서 사상최초로 2시간7분 벽을 깨며 세계최고기록(2시간6분50초)을 세웠던 딘사모는 이후 계속된 슬럼프 때문에 듣게 된 「잊혀진 기록챔피언」의 오명을 춘천에서 반드시 떨쳐내겠다는 각오다.
또 역대 세계랭킹 2위 아메드 살라(지부티.2시간7분7초)는88서울올림픽에서 은메달에 그친 한을 춘천의 금메달로 달래겠다며 투지를 불사르고 있고 세계8위 아베베 메코넨(에티오피아.2시간7분35초),95벳푸-오이타마라톤 우승자 패 트릭 캐롤(호주.2시간9분39초)등도 출발총성만을 기다리며 막바지 컨디션조절에 여념이 없다.
이들의 도전을 뿌리치기 위한 황영조의 1차 승부수는 15~16㎞의 오르막.황영조 특유의 막판스퍼트를 겁내 이들이 초반부터스피드를 낼 것에 대비,일찌감치 맞불을 놓은 뒤 25~26㎞를지나면서 다시 시작되는 오르막에서 2차 승부수 를 띄워 승세를굳히고 막판스퍼트로 춘천레이스를 마무리한다는 전략이다.대회우승과 한국기록(2시간8분9초) 단축을 동시에 노리는 황영조가 진정 걱정하는 것은 날씨.
경기당일 춘천의 기온(14~15도)과 습도(60%안팎)는 적당한 편이지만 바람이 문제다.강바람이 일정한 방향으로 불더라도레이스의 절반은 맞바람을 안고 달려야 하는데다 20㎞지점을 지나면서 방향을 종잡을 수 없이 몰아닥치곤 하는 골짜기바람이 최대복병으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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