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매화마름 군락지 ‘람사르 습지’ 등록 추진 … 논으론 세계 최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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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야생식물인 강화도 ‘매화마름’ 군락지(3015㎡)를 국제적인 ‘람사르 습지’로 등록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람사르 습지는 국제협약에 따라 독특한 특성을 가진 희귀 동식물종의 서식지인 호수·습지·갯벌만 등록할 수 있다. 매화마름은 논과 논두렁에서 자라 등록이 되면 논 습지로서는 세계 최초가 된다. 환경부는 다음달 중 인천시 강화도 길상면 초지마을의 매화마름 군락지를 국제 습지로 등록해 줄 것을 람사르 사무국(스위스 글랑)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이 군락지는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2002년 구입해 시민 유산으로 보존·관리하고 있다.

물매화의 꽃과 붕어마름의 잎을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매화마름으로 불리는 이 식물은 논에서 자라는 잡초다. 지름 1㎝ 내외로 꽃의 크기는 작지만 줄기는 50㎝에서 긴 것은 1m까지 된다. 모내기 시작 전인 4월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모심기를 위해 써레질을 하면 사라졌다가 다음해 봄에 다시 나타난다. 깨끗한 생태계를 상징하는 식물로 매화마름이 자라는 논과 주변에는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희귀 철새들이 찾기도 한다. 매화마름 군락지가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면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겨울에도 논에 물을 대놓는 농법이 적용될 전망이다.

강찬수 기자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제공,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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