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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관이 본 5.6공분신 2人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전두환(全斗煥)의 분신 장세동(張世東)과 노태우(盧泰愚)의그림자 이현우(李賢雨).』 5,6공 당시 최고권력의 핵심 가장가까이에서 대통령을 보좌했던 인물이 이들 두 사람이다.
같은 육사출신으로 청와대 경호실장.안기부장을 차례로 역임했다. 정보정치가 횡행하던 시절 이들은 주군(主君)이 누린 최고의권력을 등에 업고 막강한 정치권력을 누렸으며 사석에선 「뒷골목대통령」「밤의 황태자」란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두사람이 이번 노 전대통령 비자금사건수사를 계기로 확연한 캐릭터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수사 관계자들은 6공내내 노 전대통령의 비자금을 관리했던 이씨가 출국금지조치를 당하며 검찰에 출두한 점은 5공비리등 혐의로 두번이나 구속됐던 장씨와 흡사하지만 수사에 임하는 태도는 전혀 딴판이라고 말한다.
5공비리 수사때 『모든게 내 책임』이라고 외치며 당당하게 나선 장씨와는 달리 이씨는 수사관 앞에서 긴장하고 굳은 모습에 떨리는 목소리로 『나는 모른다』며 발뺌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수사검사들은 이씨에 대해 『이름과 다른 것 같더라』고 말할 정도다.
노씨의 비자금 조성경위와 규모및 사용처를 묻는 보도진들의 질문에 대해서도 이씨는 『나는 심부름만 했고 노대통령이 다 알아서 한 일』이라고 답변,책임을 주군에게 돌리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이를 두고 정가에선 노 전대통령과 이씨 사이에 불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한 수사 관계자는 『주인을 위해 몸을 기꺼이 던질 충복이 많았던 전씨와 자기 사람이 드물었던 노씨의 지극히 대조적이었던 캐릭터가 두전직 경호실장들에게서 드러난 것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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