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진짜같은 값싼옷 美 의류매장 석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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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뉴욕 5번가 세인트 존 니츠 매장에 진열된 600달러짜리 옷을 살 여유가 없는 여성에게 JC페니의 84달러짜리 유사품을 권하면 어떨까.양털 대신 합성섬유로 만들었지만 금단추와 칠가죽벨트등 디자인은 오리지널 제품에 비해 거의 손색 이 없다.
염가(廉價)의류의 외양이 전보다 훨씬 근사해지고 있다.폴리에스테르등 합성섬유의 품질이 날로 발전하는 탓도 있지만 장식단추.자수(刺繡)나 안감을 댄 칼라.옷소매의 마감이 두드러지게 정교해졌다.고급스럽게 보이면서도 값은 고급의류의 2 0~30%에지나지 않는 옷들이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때문에 고작 내의나 운동복 정도를 진열했던 의류할인점들은레이온이나 실크로 만든 성인의류를 앞다퉈 갖다 놓고 있다.
과거엔 싼값이 유일한 장점이었던 염가의류가 나름대로 유행과 보조를 같이 하면서 독자적 수요층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셀프서비스인 월마트 매장에도 시장규모가 커진 염가의류 판매를 위해 점원을 두기 시작했다.값싼 옷으로 상하의 콤비를 한꺼번에 장만하는 「염가토털패션」 손님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예전만큼 옷에 많은 돈을 들이려 하지 않는다.직장까지 캐주얼옷차림이 확산된 탓도 있다.이로 인해 백화점같은 고급 의류점포들이 고전중인 반면 대형할인점들은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마케팅조사기관인 NPD그룹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미국 의류판매의 43%가 K마트.월마트 등 대형할인점의 몫이었다.93년 같은 기간의 38%보다 크게 늘어난 비중이다.90년 백화점납품업체에 불과했던 세인트루이스 켈우드사는 대표 적 성공사례다.염가의류시장을 집중 공략한 결과 5년만에 미국 대형매장 의류매출의 5분의1을 점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가격경쟁이 붙다보니 의류업체들의 원가절감 노력도 치열해졌다.재단공정을 개선해 자투리 옷감을 줄이고 소매단추를 한개 만 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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