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 大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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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의 영역별 최고 강사를 추천해달라."

지난달 서울 경기고 등 강남의 7개 고교 3학년 교실에선 특이한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오는 6월 인터넷 과외방송을 준비하는 강남구청이 대학입시를 치른 고3생 291명을 대상으로 인기강사 파악에 나선 것이다.

학생들이 추천한 최고의 강사는 5개 영역에서 33명. 이들을 대상으로 섭외작전에 돌입한 지 한달여 만인 25일 강남구 인터넷 수능강의를 이끌 초호화 강사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학생이 알아주는 최고 강사=언어영역은 조동기, 수리는 한석원, 외국어는 김찬휘, 사회탐구는 최강, 과학탐구는 이범씨가 영역별 대표강사를 맡는다. 학원가의 대표선수들이다.

대치동에서 국어.논술학원을 운영하는 조동기씨는 학원등록을 위한 대기기간이 평균 8개월이라고 할 정도의 스타강사. 사회탐구의 최강씨와 과학탐구의 이범씨는 EBS에서도 강의를 맡는다. 이처럼 최고의 강사진을 갖춤에 따라 강남구의 수능강의가 EBS 수능강의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특히 수요자인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강사를 선정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밖에 수리영역의 한석원씨와 같은 학원에서 강의하고 있는 동생 한석만씨가 EBS 수리영역 강사로 선발돼 형제가 EBS와 강남구 강의에서 맞붙는다.

◇EBS와는 뭐가 다른가=규모로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과 같다. EBS 강의에 들어가는 예산은 연간 200억원인데 비해 강남구는 15억원에 불과하다. 연간 제공되는 강의 숫자도 EBS는 56과목에 5300여개 강좌에 이르지만 강남구는 19개 과목 792개 강좌다.

동시접속 인원도 강남구의 경우 1만명으로 EBS의 10만명에 훨씬 못미친다. 다만 동영상 강의의 화질을 결정하는 전송속도는 강남구가 300Kbps와 700Kbps로 EBS(300Kbps)에 비해 빠르다. 하지만 강남구의 경우 강사에게 최대한의 자율권을 줘 최상급의 강의를 한다는 계획이다. 또 교재의 집필과 출판, 판매와 관련한 모든 권한을 강사에게 줬다. 조한종 강남구청 문화공보과장은 "초.중.고급 수준을 망라하는 EBS와는 달리 우리 구의 인터넷 수능방송은 'EBS+α'를 충족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며 "입시설명회나 모의고사 문제풀이 특강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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