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병탈... 無病脫... 우리집 만병통치약은?

중앙일보

입력

무병탈... 無病脫?

심심이(www.simsimi.com) 유머게시판에 'femail'님과 '정민언니~'님이 올린 하소연에 등장한 이 거창한 단어는 약 종류라고 합니다. 두분의 할머님이 어딘가에 다녀오시며 사오셨다는 '무병탈'은 눈치채신 분도 있겠지만 일반 약국에선 팔지 않습니다.

추측컨대, 순진한 우리 할머님들은 아마 "두루두루 잘 듣는다"는 약장사의 감언이설에 혹하셨겠지요. 당신의 아픈 무릎에도, 시린 눈에도, 피곤해하는 자식들과 손주들에게도 좋을것이라 믿고 사오신 이 약이 정작 집에선 애물단지가 되어버려 서운하실지도 모르겠네요.

두분의 사연을 읽다보니 어릴적 '투데이' 동네에 온 약장사들이 생각납니다. 공터에 천막치고 사람들을 불러모아선 연극이며, 노래며 들려주며 결국엔 약을 강매하던 그런 곳 말입니다.

굳이 이런 사이비 약장사를 들먹이지 않아도 당시에 가정마다 구비되어 있던 몇가지 만병통치약들이 있었습니다. 아까징키, 안티프라민, 고약, 아스피린... 좀 지나선 컨택600과 우황청심환, 그리고 박카스.

약이 귀하고 가난했던 시절. '투데이'네에선 까지고 다치고 피나면 무조건 빨간약(정식명칭은 머큐로그롬인가?)를 발랐고, 감기엔 언제나 컨택600 한알 먹고 이불 뒤집어쓰고 자는게 다였습니다.

'투데이'와 같은 시절을 지낸 여러분의 만병통치약을 알려주세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