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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콘텐트 ‘디지털 할리우드’ 가는 길 뚫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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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은 수준 높은 디지털 기술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보유하고 있읍니다. 그러나 배우 김윤진씨나 가수 비와 같이 개별적으로만 할리우드 문을 노크하면 자칫 공룡같은 할리우드 시스템에 잡아먹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젠 한국이 길을 제대로 알고 할리우드를 이용해야 더 많은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컨설팅 업체인 ‘베터컴&컨설팅’을 운영하고 있는 정연진(45·사진) 대표의 말이다. 정 대표는 미국 IT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권위를 자랑하는 컨퍼런스인 ‘디지털 할리우드’ 행사에 올해부터 ‘코리아 세션’을 별도로 마련했다.

1994년 창립된 ‘디지털 할리우드’는 구글·마이프로소프트 등 굴지의 IT기업부터 영화·방송·게임·모바일 등 디지털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새 콘텐트를 선보이는 미국 최대의 디지털-엔터테인먼트 시장이다. 디지털 분야 흐름을 주도하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 관련 업계의 인맥 형성과 정보교환의 창구로 자리잡고 있다. 참가자가 2000명이 넘는다. 정 대표는 “올해부터 코리아 세션이 따로 마련됨으로써 한국 디지털·엔터테인먼트 업계가 할리우드를 효과적으로 노크할 수 있는 길이 뚫렸다”라고 말했다.

디지털 할리우드 주최측이 특정국가 이름을 사용한 세션 설치를 허용한 것은 처음이다. 이를 위해 정 대표는 지난 수 년 간 디지털 할리우드의 빅터 하우드 대표에게 할리우드가 한국의 디지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왔다. 이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어 올해 초 하우드 대표가 ‘코리아 세션’을 정 대표에게 전담토록 의뢰한 것이다.

정 대표는 ‘바른사회를 위한 정의연대’란 동포단체를 이끌며 일제 위안부·징용피해자를 위한 소송, 일본의 유엔안보리 가입 저지를 위한 국제서명운동, 미 의회의 위안부 결의안(HR121) 통과 등에 앞장서온 사회운동가이기도 하다. 그는 평소 한류의 미국 진출에 미주 동포사회가 한국 정부를 대신해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행사는 매년 봄·가을 두 차례 열리며, 올 첫 행사는 5일부터 나흘간 할리우드 르네상스 호텔에서 치러졌다. 코리아 세션은 ‘한국의 도약과 도전:테크놀로지에서 콘텐트까지’란 주제로 열렸다. 이번 행사에서도 정 대표는 ‘할리우드는 왜 한국과 손을 잡아야 하는가’란 주제로 연설하면서 “한국의 역동적인 에너지와 디지털 리더십이 미국의 거대한 엔터테인먼트와 창의적 기업가 정신과 만날 때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 올 가을 행사부터는 컨퍼런스와 함께 업체 홍보부스도 설치하는 등 한국 업체들의 할리우드 진출을 지원해 ‘디지털 한류’의 전도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문의:jean@bettercomm.com 글=LA지사 김현우 기자
사진=LA지사 전한 기자 khw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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