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노동당 50주년행사로 본 北권력서열-군부우대 여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평양에서 큰 행사가 열리면 어김없이 권력서열이 관심을 끈다.
지난 10일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당창건 50주년 경축열병식 및 군중시위에서도 마찬가지였다.주석단 거명순서가 권력서열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서 북한 권력집단 내부의 극심한 변화는 찾아보기 어렵다. 주석단 명단에는 당정치국 위원-후보위원,군 원수-차수,비서,부총리급을 포함해 40명과 우당(友黨)대표 2명이 포함돼 있다.이 명단은 권력 핵심을 그대로 보여준다.
러시아의 이타르-타스통신이 지난 9일 평양에서 열린 최고지도부회의에서 『김정일을 수령으로 모실 다짐이 있었다』고 보도했다.여기서 「최고지도부」란 주석단 명부에 나타난 40여명이 참가하는 「정치국 확대회의」일 것이다.
최고지도부는 당정치위원과 후보위원,당비서,군 차수급의 당군사위원 및 국방위원들,그리고 부총리급으로 구성돼 있다.김일성 사망후 주요 노선.정책을 결정하는 「핵」이다.
지난해 7월의 김일성 국가장의위원회 명부와 비교할 때 군 차수급의 약진이 두드러진다.지난 8일 차수로 승진한 조명록.이하일.김영춘까지 당비서들보다 먼저 호명돼 이들의 위상을 실감케 한다.다만 차수들 중 최인덕 김일성군사종합대학총장 만 특별한 이유없이 빠졌다.그가 김정일의 군사학 자문역이었다는 설을 감안하면 건강상의 이유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권력 과도기에 군부 우대는 자연스럽게 이해된다.일부에서는 김정일체제가 「군부통치체제」로 가는게 아니냐고 진단하지만 군부의부상은 80년 6차당대회 이래 지속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최고지도부에서 노른자위는 당정치국 위원-후보위원 18명이다.
정치국 후보위원 가운데 이선실(李善實)한국민족민주전선 위원장은행사에 불참했다.그녀는 92년 4월 김일성의 80세 생일 경축연회에 참석한 외에는 그동안 공개행사에 참석하지 않는게 관례였다. 최광의 순위 상승은 인민무력부장 임명에 따른 조치다.인민무력부장이 외교부장보다 직책상 우선되기 때문이다.다만 최광이 오진우처럼 김정일 다음에 놓이지 못한 것은 부주석.총리에 대한예우차원으로 이해된다.
부총리 중에는 김환(金渙)이 행사에 불참했다.그는 김일성 생전에 경제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해 미움을 산 적이 있어 그의 행방이 관심을 끈다.그가 부총리직을 유지한 것은 빨치산 영웅 김혁의 아들인데다 김정일과 관계가 좋았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그의 불참 이유를 확인할 길이 없다.
국가장의위원회 명부에서 7번째로 호명되던 부주석 김병식이 41번째로 호명된 것은 노동당 창건기념행사에 우당대표로 참석했기때문이다.이번 주석단의 면모로는 김정일의 권력기반에 이상신호를찾아보기 어렵다.
***좌관.위관 합쳐.군관' .하전사'는 사관.사병 [연합]최근 한국에 귀순,13일 기자회견을 가진 북한 인민무력부 후방총국 소속의 용성무역 합영부장 최주활씨(46)의 계급은 우리의영관급에 해당하는 좌관급중 대좌 다음의 상좌다.우리와는 상당히다른 북한군의 계급체제를 살펴보자.
북한군의 최고위 칭호는 김일성(金日成)에게 붙여졌던 「대원수」. 북한군의 계급은 크게 나눠 ▶원수급 ▶장령급 ▶좌관급 ▶위관급으로 구분되며 다시 세분하면 원수급은 대원수-원수-차수의순으로,장령급은 대장-상장-중장-소장으로 구성된다.좌관급은 대좌-상좌-중좌-소좌,그리고 위관급은 대위-상위-중위 -소위로 이루어진다.그밖에 사병은 특무상사-상사-중사-하사 등의 사관과전사-상등병 등의 사병으로 구성된다.
좌관급과 위관급을 합쳐 「군관」이라 하며 사관과 사병을 통칭하는 이름은 「하전사」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