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잔상 잡았다” LCD 진화 여기까지 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삼성과 LG가 신기술을 적용한 ‘신기한 LCD’를 잇따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LCD의 약점으로 꼽히는 잔상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한 ‘블루페이즈’ 방식의 패널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학계 연구는 있었지만 완제품이 나온 건 처음이다. 삼성은 18일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디스플레이학회(SID 2008)에서 38㎝(15인치) 제품을 공개하고 2011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블루페이즈는 기존 패널보다 화면 구현 속도가 빠르다. 초당 240장 이상의 화면을 보여줄 수 있어 60장 또는 120장인 기존 패널을 훨씬 능가한다. 그만큼 스포츠나 액션 영화 등을 볼 때 잔상이 남는 현상을 줄일 수 있다. 이는 액정의 배열 방향을 정하는 얇은 막인 배향막이 없기 때문에 가능하다. 액정이 좀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푸른색으로 보여 블루페이즈라는 이름을 얻었다. 배향막이 없는 만큼 패널 표면을 누르면 색이 변하는 ‘멍드는 현상’이 없다. 성능이 뛰어난데도 두세 가지 공정이 필요 없어 생산 원가를 낮출 수 있다.

석준형(LCD 총괄 차세대연구소장) 삼성전자 부사장은 “블루페이즈는 한 걸음 더 진화한 신기술이다. LCD 화질의 한계를 또 한 차례 극복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와도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루페이즈 방식은 일반 패널(TN)과 광시야각 패널(PVA·IPS)에 이어 3세대 패널로 분류된다. TN 패널은 액정 분자가 90도로 꼬인 상태로 배열된다. 그래서 이름이 꼬인 막대기(Twisted Nematic)다. 응답 속도가 빠르고 가격이 저렴하지만 시야각이 좁은 것이 흠이다. 정면에서 바라보는 경우가 대부분인 노트북 모니터용으로 주로 쓰인다. 시야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광시야각 패널이 삼성전자의 PVA와 LG디스플레이의 ISP다. 액정 배열 방식을 가로·세로로 바꿔 최고 180도의 시야각을 실현했다. TV용으로 쓰이는 패널이다. 블루페이즈 방식은 이런 패널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원형과 타원형 패널을 선보였다. LCD 패널은 직사각형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것이다. 사각형 모양으로 환산했을 때 크기가 타원형은 15.2㎝(6인치), 원형은 3.6㎝(1.4인치)로 지금까지 공개된 제품 가운데 가장 크다. 26만 가지 색상을 표현할 수 있으며 시야각이 160도다. 타원과 원형 패널은 디지털 액자는 물론 자동차계기판·휴대전화·시계·게임기 등에 두루 쓰일 수 있다. 

김창우 기자

◇시야각=화면을 비스듬히 볼 때도 색이나 윤곽이 변하지 않는 범위. 시야각이 좁으면 옆이나 아래서는 제대로 된 화면을 볼 수 없어 가정용 TV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다. 이 때문에 TV용으로는 상하좌우 160도 이상의 시야각을 확보한 광시야각 패널이 쓰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