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출연 중단 선언 MC 허수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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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TV를 그만두면 철저히 「프로주부」가 될 거예요.「아기 낳겠다고 그 잘 나가는 방송을 그만두냐」는 분들이 많지만 세상에사람을 만드는 일만큼 중요한 건 없다고 생각해요.』 MBC-TV와 라디오에서 5개프로를 한꺼번에 진행중인 초특급여성MC 허수경(28)이 내주부터 『선택!토요일이 좋다』를 제외한 4개프로 출연을 일제히 중단한다.
89년 MBC 전문MC 1호로 뽑힌뒤 92년『정보데이트』『선택…』에서 싹싹한 진행스타일과 순발력 넘치는 즉흥대사로 주목받은 그녀는 93년 아침메인프로『생방송 아침만들기』고정MC로 발탁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인형같은 얼굴로 남자MC 들러리만 서다가 6개월만에 퇴장하는대부분의 여성MC들과 비교할때 그녀의 지위는 단연 독보적.지난한해 출연료만 1억4,900여만원으로 채시라등 쟁쟁한 탤런트를제치고 MBC1위를 차지했다.게다가 지난 5 월에 낸 자서전 『미소 한잔 눈물 두스푼』은 30만부 이상 팔려 그녀의 인기를반증했다.그런 그녀가 왜 부와 명예가 보장된 MC직을 버리고 평범한 「주부」로 돌아가려는 것일까.
『결혼5년동안 너무 바빠 아기를 가질 수 없었어요.자명종시계9개를 틀어놓고 다섯시간만 자야하는 방송인으로 아기엄마가 된다는 게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슈퍼우먼은 환상」이란 평소의 지론을 이제 직접 실 천하려는 거죠.』 그녀는 요즘 TV에서 인기있는 주부토크쇼들이 여성들의 사회진출은 치켜세우고,가정을 지키는 건 희생이라 매도(?)하는 듯해 유감이란다.언젠가 토크쇼를 맡게된다면 밖에서 일하며 얻은배움을 가정으로 되돌리는 남녀의 얘기를 진솔하게 다 루는게 꿈이라고. 그녀는 예비엄마로서도 욕심이 많다.아들딸 구별없이 셋은 낳을 생각.첫 아기를 가지는 순간 『선택…』마저 그만두고 한 5년간 육아에만 전념할 계획이다.
『솔직히 지금의 인기가 아깝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한 그녀의답은 간단하다.『밖에서 인기 있으면 뭘해요.아이들이 몰라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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