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이스>투자의 귀재 시타인하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한 「꾼」의 은퇴소식에 뉴욕 월가가 들썩거리고 있다.마이클 시타인하트(54)가 그 주인공.조지 소로스.줄리안 로버트슨과 함께 헤지펀드(개인모집 투자신탁)업계를 주름잡아온 인물이다.돈을 굴리는 그의 재주는 경이적이다.지난 67년 설 립된 그의 펀드에 1만달러를 맡겼다면 93년말에 그 돈은 588만달러로 불어났다는 그동안의 성적표가 그의 실력을 말해준다.93년 한햇동안 그가 번 돈은 4억7,500만달러에 달했다.
그런 그가 갑자기 『이제 물러날 때가 됐다』고 선언했다.현재26억달러 규모의 시타인하트펀드도 해체해 연말까지 투자자들에게모두 돌려주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의 이번 결정은 지난해의 슬럼프에서 완전히 벗어난 시점에서나왔다.올해 그의 투자수익률은 20~24%에 달해 지난해의 부진을 거의 만회한 것으로 알려졌다.「명예는 회복하고 퇴진하겠다」는 프로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19세때 월가에 첫발을 디딘 그는 7년간 밑바닥 경험을 쌓은뒤 67년 750만달러로 첫 펀드를 개설했다.
그의 천부적인 투자감각과 공격적인 전략은 펀드수익률을 연평균30%이상으로 끌어 올렸으며,부자들은 그의 주변에 더욱 몰려 한때 그의 펀드는 44억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그의 은퇴선언에 대해 주위에서는 「돈과의 싸움」에 너무 지친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특히 투자실적이 최악이었던 지난해 채권부정거래사건에 연루돼 당국의 조사를 받으면서 마음고생이 심했던것으로 알려졌다.
은퇴를 발표하면서 그는 『앞으로는 그동안 마음속에 품어왔던 유대인 교육이나 동물사랑.원예업등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밝혀 월가의 생리에 지쳐있는 마음을 드러내보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