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리(이스라엘 국방 감사관)-이스라엘의 시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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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아비에제르 야리 이스라엘 감사원 국방감사관:「현대 국가정보에 대한 이스라엘의 시각」=탈냉전과 민주화란 두개의 거대한 변화는 인류에게 커다란 희망과 낙관주의를 고무시켜주고 있다.그러나 중동에서는 이같은 변화가 가시화되는 것같지 않 다.
탈냉전과 평화정착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은 군비경쟁,특히 화생방분야의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또 민주주의 정착 실패와 원리주의적인 종교의 확산은 테러리즘 위협을 상존케 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평화협정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국가정보기구의 필요성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일반의 인식과는 달리 이스라엘 정보기구 역시 숱한 시행착오를범해왔다.그중 73년 중동전쟁 당시 이집트의 기습공격을 사전에감지하지 못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조기경보에 실패한 원인은 단일정보기구의 독점화 현상,기초연구를 통한 장기 예측능력 배양 실패,그리고 선입견에 따른 주관적 정보평가 등을 들 수 있다.
이같은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이스라엘 정부는 정보기구의 다원화,장기예측능력의 강화,객관적 정보평가의 함양 등을 추진해왔다. 이스라엘 정보기구는 최근 현대전과 관련해 많은 교훈을 배운 바 있다.우선 국가정보체계는 첨단무기가 주종을 이루는 전쟁양상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둘째,통신정보분야의 능력배양이필수적이다.셋째,전쟁범위의 확대와 경고시간의 단축에 대처할 수있는 정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넷째,화생방무기체계에 대한 첩보수집을 강화해야 한다.마지막으로 단기간에 대규모 정보를 분석,처리할 수 있는 과학기술 정보체계가 확립돼야 한다.
국가정보체계의 효과적 발전을 위해서는 다음 세가지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첫째,기술정보도 중요하지만 높은 수준의 역사적 깊이를 갖는 정보수집을 위해 「인적정보」가 필수적이다.기술정보는상대방의 능력(군사적.군사배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지만 의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지 않는다.오직 인적정보만이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둘째,기초연구를 통한 장기예측은 필요불가결하지만 이에 대한 과신은 금물이다.미래예측에 대한 신중성,그리고 대안적 예측의 준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국가정책과 국가정보간의 체계적 연계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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