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이(日이토추社 고문)-일본의 경제 정보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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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탈냉전과 민주화로 상징되는 신국제질서속에서 각국 정보기구들은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정보활동의 목표가 종래의 정치.군사적 차원에서 경제적인 것으로 변화되고 있으며 민주화 흐름에 따른 정보기관의 역할과 위상도 재평가되고 있다.
한국국가정보연구회(회장 金鎭炫 서울시립대 총장)는 중앙일보 후원으로 13,14 이틀간 서울 힐튼호텔에서 전환기를 맞는 국가정보기관의 새로운 역할과 변화하는 정보활동의 흐름을 분석하는「탈냉전과 민주화시대의 국가정보」라는 주제의 국제 학술회의를 개최했다.이번 회의에 참석한 윌리엄 콜비 전미중앙정보국(CIA)국장,바딤 키르피첸코 러시아 해외정보부장 자문위원장,가사이 아키오(笠井聰夫) 일본 이토추(伊藤忠)사 고문,이스라엘 국방정보 고위책임자인 아비에제르 야리 장군등 국제적으로 명성높은 국가정보 관련인사들의 논문을 발췌,소개한다.
[편집자註] ◇가사이 아키오(笠井聰夫)일본 이토추(伊藤忠)사고문:「일본에 있어서의 경제정보활동」=냉전이후 정보기관의 활동은 종래의 정치.군사적인 것에서 경제적인 것으로 목표변경이 이루어지고 있다.그러나 일본의 정보기관은 규모가 작은데다 아직 동아시아에 냉전이 잔재해있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정보기관의 역할이나 자리매김에 대한 재평가 요구가 있기는 하지만 경제활동과 관련된 사항이 포함돼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국외에서의 일본기업의 활발한 경제정보활동이나 기술개발 경쟁과는 대 조적으로 국내에 있어서의 지나친 정보활동이나 첨단기술의 비밀누설과 같은 사안이 문제되는 일은 아주 적다.그러나 일본은 냉전시대 동서대립의 한 가운데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일본을 무대로 한 동서진영 정보기관의 활동은 활발했다.이에 따라 방첩을 담당하는 조직은 일찍부터 정비돼 감시단속 활동이 이뤄져왔다.
특히 연합국과 강화를 체결할 당시 설립된 내각정보조사실이 있는데 냉전시대 동아시아 공산국가의 정치.군사정보를 중심으로 국제정세의 정확한 분석으로 명성을 떨쳤다.이 기관이 일본의 대표적 정보기관이긴 하나 규모가 작아 탈냉전시대의 복 잡한 국제정세에 유동적으로 대응하는 「일본의 국력에 걸맞은 정보기관」으로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각종 첨단기술개발 경쟁이 격화되면서 산업기밀이나 기술정보에 대한 불법 입수등이 문제되고 있다.특히 경제 마찰이 정치적 대립에까지 이르게 되고 첨단기술이 민간과 군수용도에 함께 사용되게 된 지금,안전보장이라는 시각에서 경제정보에 대 한 관심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안일수록 그것은 개별기업의 이해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고 또 모든 정보가 국가의 이익과 반드시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볼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또 자본의 국제화가 이루어져 기업의 이익이 반드시 국가의 이익과 일치하지는 않는 경우가 많아져 정보기관이 기업간의 경쟁에 어디까지 개입할 것인가는 매우 미묘한 문제가 되었다.
따라서 정보기관으로서는 경제정보활동 영역에 있어서 보다 신중한 자세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각국 정보기관의 규모와 능력차이로 인해 정보활동 협력은 심각한 불균형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정보기관간의 협력이 세계적 추세라고 한다면 이 문제가 선결돼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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