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수십 만 마리 사흘 전 도로 뒤덮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13일 중국 쓰촨성 베이촨(北川)현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지진으로 무너진 학교 건물에 깔려 있는 친구를 돌보고 있다. [베이촨 AP=연합뉴스]

중국 당국이 쓰촨(四川)성 대지진의 징후를 전혀 감지하지 못한 데 비해 인근 지역에서는 며칠 전부터 두꺼비가 떼를 지어 이동하는 등 지진을 예견하는 이상 징후가 나타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문회보(文匯報) 인터넷판은 13일 “지진이 발생하기 며칠 전 진앙지인 쓰촨성 원촨(汶川)현 인근의 몐주(綿竹)시와 장쑤(江蘇)성 타이저우(泰州) 등에서 두꺼비 떼가 이동하는 광경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몐주시 탄무(檀木)촌에서는 지진 발생 사흘 전인 9일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 떼가 도로변에 나타나 도로 인근을 새까맣게 뒤덮었고, 많은 수의 두꺼비가 차에 깔리거나 행인에게 밟혀 죽었다고 전했다. 이 광경을 본 지역 주민들은 “자연재해가 닥칠 전조”라며 불안해했다. 그러나 지역 전문가들은 “두꺼비 번식기의 정상적인 현상”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한 네티즌은 이번 지진을 정확하게 예측해 화제가 되고 있다. 문회보는 “지진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고 밝힌 네티즌이 7일 한 인터넷 사이트에 ‘12일 쓰촨성 등에서 대지진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우한(武漢) 출신이라고 밝힌 그는 우한 지역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파악한 정보에 따르면 12일 쓰촨성과 후베이(湖北)성 중부 지방에서 대지진이 발생하고 중국 전역에서 지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고향 주민들에게 지진에 대비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그의 예측은 구체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발표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쓰촨성은 멸종 위기에 처한 판다의 대표적인 서식지여서 판다의 안전 여부도 관심이 되고 있다. 판다는 중국 정부의 국가 보호 동물로 지정돼 있다. 지진이 발생한 쓰촨성과 인근의 간쑤(甘肅)성·산시(陝西)성의 자연보호구역에는 1600여 마리의 판다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화통신은 13일 청두(成都) 보호연구센터에 있는 자이언트 판다 60여 마리는 안전하다고 보도했다. AFP는 이날 진앙지 인근의 워룽(臥龍) 지역에 있는 판다 280마리 중 80여 마리가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워룽 판다연구센터는 130마리의 판다를 사육하고 있으며 자연보호구역에는 야생 판다 150마리가 살고 있다.

하현옥 기자

[J-HOT]

▶"베이징도 지진" "올림픽 취소" 中 민심 흉흉

▶"싼샤댐이 지진 부를 수도" 40일전 '예언'

▶두꺼비는 알았다! 3일전 도로 새까맣게 뒤덮어

▶한국 관광객 속속 귀국…여행 상품 대부분 취소

▶"가족 찾자" 베이징서 고향까지 2000km 대장정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