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몬트리올 5선발 '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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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승준

'서니' 김선우(27.몬트리올 엑스포스)의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밝은 햇살이 비쳤다.

김선우는 24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선발 등판, 흠잡을 데 없는 구위와 내용으로 시범경기 첫승을 올렸다.

5이닝 동안 2안타.1볼넷을 내줬지만 세개의 삼진을 빼앗아내며 미겔 테하다-라파엘 팔메이로-하비 로페스 등 강타자들이 즐비한 오리올스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특히 4회까지는 볼넷 한개만 내주는 노히트 노런이었다. 5회 첫 안타를 내준 김선우는 1사 1, 2루의 위기에서 병살타를 유도해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김선우는 이날 호투로 메이저리그 개막 엔트리 25명에 포함되는 것은 물론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선우에 이어 6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송승준(24)도 8회까지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 김선우의 승리를 거들었다. 엑스포스는 김선우-송승준-랜디 초트가 이어 던지며 3-0으로 이겼다.

김선우는 경기가 끝난 뒤 현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2002년 9월 이후 이런 느낌은 처음"이라며 투구 내용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선우는 랜디 세인트클레어 투수코치의 권유로 1년간 던지지 않았던 슬라이더를 경기 중 던졌으며 지난해 불편했던 프랭크 로빈슨 감독과의 관계도 원만해졌다고 밝혔다.

김선우는 그러나 "지난해에도 막판까지 선발 진입이 유력했지만 개막 3일을 앞두고 리반 에르난데스가 이적해 오면서 마이너리그로 밀려났다.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1998년 미국에 진출한 김선우는 지난 6년 동안 메이저리그 승격-마이너리그 강등을 세 차례 거듭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메이저리그 엔트리에 들지 못하면 다른 팀에서 데려가거나 마이너리그를 전전해야 하는 처지다. 절박한 김선우에게 이날 호투는 '한줄기 빛'이었다.

엑스포스 홈페이지도 "오리올스전에서 완봉승하는 데 김선우의 투구가 빛났다"고 소개했다.

한편 플로리다 말린스의 최희섭은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4번 타자 1루수로 출전, 4타수 1안타(3루타).1타점으로 활약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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