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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엔 프레데터급 정찰기 자체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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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육군 ○군단 직속 공중정찰 중대에서는 매주 세 차례 4.5㎞ 창공으로 ‘송골매’가 날아오른다. 최고시속 185㎞로 최대 6시간까지 공중을 날며 매서운 눈초리로 지상을 살핀다. 송골매는 RQ-101이란 이름의 국산 무인항공기(UAV·Unmanned Aerial Vehicle)다. 평시에는 휴전선 및 해안선, 군단 경계지역 정찰이 주임무다. 전시가 되면 적진으로 날아 실시간 영상정보를 제공한다. 작전반경은 110km. 길이가 4.6m에 불과해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 군단장은 송골매가 보내온 정보를 이용해 K-9 자주포 부대에 포격을 요청한다. 포격 후엔 송골매가 적진 피해상황까지 실시간 영상으로 보내온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은 UAV를 현대전의 총아로 부상시켰다. 당시 미군 무인항공기 프레데터(Predator)는 모래폭풍 아래서 몰래 이동하던 이라크 최정예 기갑부대를 발견해 공습을 유도했다. 하룻밤의 공습으로 부대 전체 전력의 3분의 1이 궤멸됐다. 한국도 UAV를 수입해 운용 노하우를 쌓고, 자체 개발에 나서는 등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송골매는 이스라엘에서 들여온 UAV 서처Ⅱ(SearcherⅡ)를 기초로 자체 개발에 성공해 군단별로 실전 운용 중이다. 2000년에는 순수 공격용 무인기 하피(Harpy) 120기를 이스라엘에서 들여왔다. 하피는 32㎏의 폭탄을 싣고 적 레이더 기지에 최고시속 185㎞로 날아가 들이받는 ‘자살 공격 무인기’다. 4∼6시간 동안 공중을 선회하다 적의 레이더를 감지한 뒤 파장을 따라 들어가 자폭하는 식이다.

이와 함께 한국군은 지난해 12월 이스라엘의 UAV 스카이라크Ⅱ(SkyLarkⅡ) 도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 차량에서 발사되는 스카이라크Ⅱ는 작전반경이 50~60km로 여단급 부대에서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미측에 구입을 타진 중인 글로벌 호크가 들어오면 우리 군내 UAV의 비중과 활용도는 크게 늘어난다. 글로벌 호크는 최고시속 650㎞로 30시간 넘게 날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한다. 작전반경이 4000km에 달해 북한 외에 동북아 일대에 대한 자체 정보수집이 가능해진다. 특히 30㎝ 크기의 물체를 식별하는 고해상도 특수레이더(SAR)를 탑재해 적 기지를 손바닥 보듯 내려본다. 글로벌 호크 도입과는 별도로 2014년 개발을 목표로 4500억원을 투입하는 프레데터급 중고도 UAV 자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권호·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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