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아파트] 제3호 선정 월계동 '현대아파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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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아파트, 아름다운 마음. 24일 ‘아름다운 아파트’ 현판 주위에 모인 주민들의 표정은 봄 햇살만큼이나 따사로워 보였다. [강정현 기자]

양손에 아기 인형과 노란 톱니바퀴 장난감을 쥐고 한참을 만지작거리던 주희(4)가 드디어 결정을 내린 모양이다. 연두색 잎사귀 마크가 선명한 아름다운 가게 이동계산대 앞으로 쪼르륵 달려가더니 냉큼 500원을 내민다. 엄마 이효숙(39)씨가 웃으며 지켜보고 있다.

24일 오후 서울 월계1동 현대아파트 진입로에는 주민 100여명이 모여 시끌시끌했다. 아름다운 가게와 중앙일보가 선정한 '아름다운 아파트' 현판식과 함께 벼룩시장이 열렸기 때문이다. 첫번째 '아이파크 분당', 두번째 '관악 푸르지오'에 이어 세번째다.

'아름다운 아파트' 주민들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단지에 설치된 기증함에 모은다. 아름다운 가게는 이를 정기적으로 수거한 뒤 손질해 되팔아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을 돕는다.

아름다운 가게 운동에 전국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앞다퉈 참여하면서 아름다운 아파트로 선정해 달라는 요청이 몰리고 있다.

현대아파트가 세번째 '아름다운 아파트'로 선정된 데는 朴정열(49)동대표 회장의 힘이 컸다. 朴회장은 지난 1월 본지에 소개된 '아름다운 아파트'기사를 보고 주민들의 화합을 도모하는 데 적격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저 혼자 할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그래서 부녀회장.노인회장.관리사무소장과 함께 아름다운 가게로 무작정 찾아갔죠. 안국점을 둘러보고 나서는 모두 대찬성이었습니다."

이들은 동마다 임시 기증함을 설치하고 주민들의 협조를 구했다. 첫번째 주민 벼룩시장이 열린 지난 2월 28일 1300여가구 주민들이 관리사무소 앞을 가득 메워 1000여점이 넘는 물건이 팔렸다. 주민들은 80만원이 넘는 수익금을 아름다운 가게에 고스란히 전달했다. 주민들의 정성이 담긴 수익금은 이날 '아름다운 아파트'라는 동판으로 주민들에게 되돌아왔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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