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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염, ADHD·틱 증상 한방으로 다스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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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경험방을 중시하는 한의학의 한계는 객관적인 근거(evidence)가 약하다는 것. 5000여 년 전통을 자랑하는 동양의학이 짧은 역사의 서양의학에 밀려 뒷걸음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 같은 위기감을 반영하듯 요즘 한방에선 새로운 활로 찾기가 한창이다. 보약 개념에서 벗어나 현대의학에서 난치로 알려진 질병 치료에 도전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립선염은 양방에선 고질병이다. 잔뇨감은 물론 불쾌감과 통증·빈뇨·성기능 장애가 겹쳐 삶의 질을 엉망으로 만든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로를 하면 증상은 더욱 악화된다. 전립선 주변 근육이 위축돼 요도를 압박하고, 배출되지 못한 소변이 전립선으로 역류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양방의 항생제로는 치료가 잘 안 된다는 것. 이는 전립선을 싸고 있는 막이 견고해 항생제 같은 약이 침투하지 못하는 구조적 특성 때문.

패장근과 인동초 꽃은 난치의 전립선염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일중한의원 손기정 원장(대전대 한의대 겸임 교수)이 이를 주재료로 한 ‘가미패장지황탕’을 만성 전립선 환자 210명에게 처방한 결과, 증상이 대폭 개선된 것. 잔뇨·세뇨·빈뇨 등 3대 소변 증상이 평균 86%, 야간빈뇨나 급박뇨는 각 76.7∼82.9%, 또 회음부·고환·하복부 통증도 90∼93% 개선됐다. 조루·발기부전·사정통 역시 76.7∼90% 좋아졌다. 치료 기간은 평균 3.2개월, 환자의 평균 나이는 43.1세.

손 원장은 “패장근은 뚜갈나무 뿌리로 강력한 항염 및 배농 작용을, 인동초 꽃(금은화)은 소염·해독 작용을 한다”며 “여기에 전립선과 소변기능을 도와주는 면역체계를 병행했다”고 말했다.

변한의원 변기원 원장은 한방에선 드물게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 틱과 같은 정서장애, 품행 및 학습장애 등 아이들의 정서장애를 다룬다. 그는 최근 경락·경혈학회지에 ADHD의 한방치료 효과를 게재했다. 12명의 ADHD 환자(평균 9.3세)를 대상으로 침과 교정·약물·한방 운동요법을 주 2회 시행한 뒤 3개월 후 효과를 검증했다.

대뇌 기능이 떨어진 어린이의 우측 손 합곡 자리에 침을, 또 교정도 같은 쪽 손과 발·척추를 대상으로 시술했다. 한약 처방은 정신신경 안정을 위한 귀비탕을 기본방으로 했고, 여기에 체질별로 약재를 가감했다. 또 한방운동요법은 기혈의 균형과 경맥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 뇌기능을 활성화하는 중심 근육 운동을 지도했다. 동작 시 골반과 어깨가 틀어지지 않고 평형을 이루게 했으며, 한 동작에 1분씩 하루 3번 하도록 권했다.

검증은 ADHD 아동의 주의력 진단 도구인 ADS를 사용했다. 15분 동안 시청각 자극을 한 뒤 주의분산과 충동성을 측정했다. 그 결과 ADS 주의분산 점수는 61에서 52로, 충동 점수는 61에서 49로 회복되었음을 확인했다. 또 행동개선을 보여주는 DSM-4 항목에서 과잉행동·반항성·품행장애·사회성·의사소통에서 35∼51%의 개선효과를 나타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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