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기쁨베푸는보람>전문가 조언-이창호 본사전문위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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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대축제에 참가하려고 하는데 자원봉사를 어떻게 해야 하나요.
』 『각자가 아이디어를 내 참가하면 됩니다.인원.장소.시간 내용등 모든게 자유입니다.한번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내 보시지요.
』 요즘 중앙일보자원봉사 사무국 직원들이 전화를 통해 수없이 하는 말이다.많은 사람들이 자원봉사를 누가 시켜야 하는 일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스스로 플랜을 짜 보라면 난감해 한다.
일반시민들뿐만이 아니다.
『우리 도(道)가 공동개최를 하면서 관내공무원 10만명을 동원하려고 합니다.군.구별로 그날 산과 하천 대청소를 할 계획입니다.』 공동개최를 결정한 어느 도 직원은 지사상도 내놓고 21일 도내 전 공무원들이 자원봉사도 하기로 했다며 의기양양해 했다. 자원봉사를 마치 과거의 새마을 동원쯤으로 생각하고 있는것이다. 「제2회 자원봉사 대축제」에 동참하는 시민,시.도들의참가열기가 뜨겁다.그러나 아직도 자원봉사 대축제,나아가 자원봉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남을 돕는 「봉사」(奉仕)는 알겠지만 「자원」(自願)에 익숙지 않기 때문이다.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우리사회는 관(官)이 민(民)을 동원하고,교사가 학생을 동원하는등 「동원문화」에너무도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다음 주말에 벌이는 전국 자원봉사 대축제는 바로 자원봉사 경험을 통해 우리모두 참다운 시민으로 거듭나자는데행사의 근본 목적이 있다.
하향식 동원문화의 구각을 깨고 시민 각자가 내 손으로 밝은 사회를 만드는 시민의식(citizenship)을 고취하자는 뜻이다. 좀 더 흥겹고 스스로 참가하는 국민 대축제로 만들 수는없을까.수천,수만명이 참가하는 대형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지난92년 11월14일 미국 자원봉사 대축제의 날(「변화를 만드는날」)에 라스베이거스 북부주민 1천여명이 도시청소 프로젝트를 가지고 참가했다.
당시 그들은 그 행사를 위해 수개월전부터 보이.걸 스카우트,교사,은행,상공회의소 회원등 각계 사람들이 모여 회의를 거듭했다.그리고 마침내 50여개의 소규모 프로젝트들을 설계,참가했다. 우리의 제2회 자원봉사 대축제도 그같은 멋진 시민 축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공무원들에게도 그날 하루는 「자유」를 주면 어떨까.토요일 오후 공무원들이 가족과 함께 나서도 좋을 것이다.또 어린 초.중학생들도 마찬가지다.그날 하루 시.도 부서별로,또 학교 학급별로 아이디어 경쟁을 붙여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 다.
사정이 있어 경연참가를 못해도 좋을 것이다.중요한 것은 스스로 원하는 마음가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도 그랬지만 올해도 참가자들 모두 기쁜 마음으로 자원봉사에 나서는 말 그대로 전국 자원봉사 대축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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