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재즈학교 나윤선 교수, 듀엣 콘서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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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초의 재즈 학교로 유명한 프랑스 CIM의 첫 동양인 교수, 50년 전통의 JVC 재즈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첫 한국인 재즈 가수.

그녀에겐 유독 '처음' '최초' 란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한국의 재즈 토양이 빈약한 탓도 있지만 세계 수준과 견주어 조금도 뒤지지 않는 그녀의 음악적 역량 때문이다.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35)씨가 다음달 2일부터 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피아니스트 프랑크 뵈스테와 함께 콘서트를 연다. 그동안 5인조 밴드인 '나윤선 퀸텟'을 이끌고 공연해 온 것에 비하면 단촐한 무대지만 그만큼 그녀의 목소리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지금까지 발매된 세장의 음반 수록곡 이외에도 즉흥적인 스캣('두비두바'처럼 아무 뜻이 없는 소리로 노래하는 것)과 피아노와의 인터플레이(interplay.주고받으며 노래하는 것) 등 정통 재즈의 진수를 들려줄 예정이다.

그녀는 "보컬도 악기의 하나입니다. 악기가 보컬을 돋보이도록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보컬이 전체 음악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야 하는 거죠"라고 말했다.

나윤선의 음색은 재즈 보컬하면 떠오르는 끈적끈적하면서도 저음의 굵은 목소리와는 분명 다르다. 하이톤의 담백한 느낌이다. 청아한 톤의 발라드 가수가 연상되는가 하면 소프라노 성악가를 닮은 듯 싶기도 하다. "저도 1995년 처음 프랑스로 유학갔을 땐 음색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러나 음악의 폭이 넓어지는 것처럼 재즈의 영역도 점점 확장하면서 고정된 음색이란 게 없어졌어요. 어쩌면 현재의 저를 만든 건 개성있는 제 음색이 큰 몫을 했다고 봅니다."

외국에서 정규 재즈 수업을 이수한 그녀이기에 제대로 된 재즈 교육과정 하나 없는 국내의 척박한 현실에 불만이 클 듯 싶었다. 그러나 그녀의 대답은 의외였다. "재즈 학교가 생기면 좋겠죠. 그러나 학교에서 배우는 건 테크닉일 뿐입니다. 음악이 주는 감동이란 교육만으론 생길 수가 없어요. 타고난 재능도 필요하지만 음악 바깥에서도 뮤지션 스스로 많은 것을 쌓아야 합니다. 저도 그 부분이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자유로운 재즈만큼 그녀의 생각 또한 열려있었다. 공연 문의 02-784-5118.

글=최민우,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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