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박두! 펀더멘털 ETF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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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호 32면

ETF가 매력을 뿜는 건 다양한 맛의 상품이 계속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200’지수를 추종하는 단조로운 구색에서 벗어나 2006년에는 반도체·자동차·은행업종에 투자하는 ‘섹터 ETF’가 나왔다. 지난해에는 중형가치·순수가치 같은 ‘스타일 ETF’도 출시됐다.

올해엔 브릭스·라틴 등의 인기 지역 해외 ETF는 물론 조선·에너지 ETF도 등장한다. 특히 여름 이후에 나올 ‘펀더멘털 ETF’가 눈길을 끈다.

주가지수를 따라 하는 투자법은 1970년대 미국에서 첫선을 보였다. 주가는 효율적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펀드매니저며 투자자들이 아무리 용을 써도 시장을 이길 수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 그러나 지수를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문제였다. S&P 500 지수처럼 시가총액을 가중평균하는 방식이 널리 쓰였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투자자들이 실제로 돈을 많이 넣는 주식이 뭔지, 그 흐름을 잘 반영하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결함도 있다. 고평가된 주식에도 높은 가중치를 줘 지수를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돈벌이가 시원찮아도 주가가 높은 종목을 지수에 높은 비중으로 편입할 수 있다는 소리다. 이를 바로잡으려고 거래소가 7월에 발표하는 게 펀더멘털 지수다. 거래소 인덱스팀 한상운 차장은 “펀더멘털 지수는 바구니에 들어가는 종목들의 매출액과 현금흐름 등을 계산해 구한다”고 말했다. 이런 지수가 나오면 거품기에 과도하게 오른 업종을 걸러내는 감시견 역할도 할 수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에서도 최근 펀더멘털 지수가 화두로 자리잡았다.

한 차장은 “기존의 ETF가 ‘패시브형’이라면 펀더멘털 ETF엔 ‘액티브’ 성격이 가미된다”고 덧붙였다. 기본적으로 지수를 따라가는 상품이긴 하지만 주가 결정의 동력인 실적에 토대를 뒀기 때문에 기업 실적에 대한 펀드매니저의 판단이 중요한 액티브 펀드와 비슷한 색깔이 묻어난다는 소리다.

해외에선 지난 20년간 일반 인덱스 지수의 평균 수익률이 8%였지만 펀더멘털 인덱스는 12%의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주가가 실적과 달리 움직이면 수익률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 한 차장은 “일단 투자자들은 다양한 ETF를 통해 자금운용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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