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만 먹여도 돼지 설사병 예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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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돼지의 설사병을 예방할 수 있는 당근 백신이 개발됐다.

단국대 식량생명공학과 황철호 교수팀은 농촌진흥청 지원을 받아 돼지 대장균 2종과 살모넬라균 1종에 대한 치료 및 예방용 당근 백신을 개발했다고 8일 발표했다. 지금까지 돼지의 설사병을 예방하려면 주사를 놓거나 항생제를 먹여야 했다. 그러나 백신 당근이 상용화되면 돼지가 이를 먹는 것 만으로도 설사병을 예방할 수 있게 된다.

먹는 백신 당근은 항원 유전자를 당근에 넣어 그 유전자가 당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는 돼지가 당근에 있는 병원체의 유전자에 대항하기 위해 항체를 만들어 백신 주사를 맞는 효과를 얻도록 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사료에 섞은 백신 당근을 먹여 면역 기능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또 면역이 된 돼지가 낳은 새끼도 젖을 먹음으로써 면역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기업에 이전해 시험관에서 당근 세포를 대량으로 배양, 사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백신 당근이 상용화되면 축산 항생제 사용이 크게 줄어들고, 연간 5000억원 가까운 항생제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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