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생길땐 심호흡하라-정신성 신체장애 증상.예방요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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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1년전부터 갑자기 목뒤가 땅기고 심한 트림과 함께 어지럽고숨쉬기 힘들다.식사후 항상 속이 답답한데 한숨을 쉬면 조금 나아진다』(서울 중랑구 K씨).
『도서관에 앉아 있으면 어깨가 편치못해 몇번씩 강박적으로 씰룩거리게 되며 시험문제 앞에선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고 두통이 심해 시험을 망치기 일쑤다』(서울 K여고생).
최근들어 中央日報 팩스건강상담 담당자에게는 이같은 내용의 문의가 많이 접수되고 있다.
특징은 이들의 증상이나 발병부위가 한결같이 기존질병에 관한 의학지식만으론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괴상하고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는 것.
병원을 찾아 종합검사를 받아보지만 대개 어떠한 이상소견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 공통사항이다.
자신은 분명 괴롭고 아픈데 의사들은 막연히 신경성이란 말뿐 보다 확실한 처방을 내려주지 않는 것이 이들의 불만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현대의학은 정신과 육체와의 부조화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가장 잘 알려진 설명은 자율신경실조증(失調症).자율신경이란 말 그대로 의지와 상관없이 스스로 움직이는 신경으로 혈압과 맥박을 조절하며 소화와 호 흡작용등 중추적인 생명활동을 담당한다.
문제는 현대사회에서 날로 점증하고 있는 스트레스가 이러한 자율신경계의 일사불란한 리듬을 깨뜨리고 있다는 것.
여기에 불안.공황.강박장애등 정신과 영역의 각종 노이로제가 뒤범벅이 돼 이처럼 단일질환으론 증상 설명이 어려운 정신신체장애를 유발하게 된다.
이들 환자에겐 자신이 해괴하고 몹쓸 병에 걸렸다는 그릇된 단정보다 스트레스에 시달려 과민해진 자신의 신경부터 다스려 보겠다는 인식의 전환이 강조된다.
물론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연세대의대 고경봉(高京鳳.정신과)교수는『그동안 내과영역에서 잘 치료되지 않아 고질병으로까지 여겨져 왔던 많은 질환들이 상담과 약물요법등 정신치료를 통해 완쾌되는 경우가 흔하다』며『정신과를 마치 정신분열증등 특별한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이나 찾는곳으로 그릇 인식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정에선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영양섭취를 통해 평소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권장된다.그러나 보다 특별한 비결을 원하는 사람은 긴장이완법으로 병원에서 근육이완을 통한 바이오피드백이나 전문수련원에서 명상.단전호흡법등을 따 로 배워두는것도 바람직하다.가장 손쉬운 이완법으론 심호흡을 들 수 있으며이때 요령은 들숨보다 날숨을 길게 가지도록 하는 것이다.이유는정신신체장애 증상을 보일땐 자신도 모르게 얕고 빠른 숨을 쉬게되기 때문.
문제는 이러한 호흡방식이 산소공급엔 문제 없으나 이산화탄소 배출엔 좋지 않다는 것으로 이렇게 쌓인 이산화탄소가 체질을 산성화(酸性化)함은 이미 검증된 의학상식이기도 하다.
따라서 스트레스 상황에서 가슴이 답답하거나 두근거리는등 정신신체장애 증상이 나타나려할 땐 긴장을 풀고 심호흡을 반복하는 것이 좋겠다.
洪慧杰〈本社의학전문기자.醫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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