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인단체 “광우병 이성적 대응”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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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 이어 워싱턴의 한인단체들도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논란에 대해 “과장됐다”며 이성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워싱턴 한인연합회(회장 김인억), 북버지니아한인회(회장 황원균), 수도권 메릴랜드한인회(회장 신근교), 메릴랜드한인회(회장 허인욱) 등 워싱턴 인근의 4개 한인회 회장들은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에서 돌고 있는 ‘광우병 괴담’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과장된 주장”이라며 “잘못된 대응을 중단하고 현명하게 판단해 달라”고 당부했다.

황원균 북버지니아 한인회장은 “미국산 소가 광우병에 감염됐다면 오랫동안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 온 한인들에게 벌써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며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한국 내 우려는 과학적 근거가 약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부가 국민의 불신과 우려를 씻어내는 데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한·미 관계가 모처럼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감정만 내세워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검역 시스템 강화 등 이성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4개 단체장들은 미 행정부에 대해서도 ▶미국산 쇠고기가 수출용과 내수용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음을 공식 확인하고 ▶불량 쇠고기가 유출되지 않도록 품질을 철저히 관리하며 ▶한국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검역 과정 참여권을 보장하고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한국의 결정을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김창준 전 연방 하원의원은 이날 워싱턴 특파원단을 만나 “한국 정부는 쇠고기 수입 재개 합의안 가운데 문제 부분을 일부 수정하도록 미 행정부를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협상 무효화는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겠지만, 미국도 이번 파문이 일본·중국·대만의 쇠고기 수입 재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어 한국의 (일부 수정) 요구는 무시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단 20개월 미만의 소만 1~2년에 걸쳐 완전 수입을 허용한 뒤 아무 문제가 없음이 밝혀지면 수입 대상을 확대하는 절충안을 미국과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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