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도연맹 박용성회장 당선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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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박용성 대한유도회장의 국제유도연맹(IJF)회장 당선은 한국스포츠에 큰 획을 긋는 경사로 평가된다.
한국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경기 운영과 경기력에서 세계정상급임을 인정받았으나 24개 올림픽종목에서한명의 세계연맹 회장도 배출하지 못했다.
지금까지는 김운용(金雲龍)세계태권도연맹회장(올림픽채택종목)과박상하(朴相何)세계연식정구연맹회장(非올림픽종목)만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朴회장이 당선됨으로써 한국의 스포츠외교가 한단계 격상되는 계기를 맞게 됐다.
특히 유도가 세계 1백77개 회원국을 거느린 매머드연맹인데다유도의 본가(本家)를 자처하는 일본의 안방에서 승리,그 의미가더욱 크다.
이번에 朴회장이 당선된 것은 30여년동안 기업활동을 하며 쌓은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그동안 IJF는 예산의 대부분을 회의개최와 임원들의 여비로 사용해 적자를 면치못했다. 그러나 朴회장이 지난 91년12월 IJF재무위원장에 취임한 이후 살림살이를 흑자로 돌려놓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예로 지난 93년 해밀턴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중계권료가 60만달러 밖에 되지 못했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1백만달러로 끌어올렸다. 여기에다 朴회장은 『당선되면 1백만달러를 기부하겠다』고공약,아프리카.중앙아시아등 빈국(貧國)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적극적인 투자로 회원국간의 교류를 확대,유도 수준 격차를 좁히겠다는 공약도 소외된 나라들의 표를 결집시키는데 한몫했다.
이 때문에 朴회장은 앞으로 유도계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우선 일본과 유럽 몇몇 나라에 의해 세계 유도가좌지우지되던 관행에서 벗어나 제3세계국가의 적극적인 참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지바=金相于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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