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4만 몰린 ‘서울시 공시’ 올해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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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8일 서울시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전국에서 6만7000여 명의 수험생이 서울로 몰려들었다. 시험 당일과 전날 서울로 향하는 KTX는 대부분 매진돼 철도공사는 부랴부랴 임시 열차를 편성했고, 고속버스도 만원이었다.

일부 지방에서는 여행사와 학원이 손잡고 1박2일짜리 공무원 시험 패키지 여행상품을 개발해 팔았다. 이 상품의 가격은 숙박요금에다 버스·식사비까지 합쳐 1인당 7만원 선이었으나 개별적으로 상경하는 것보다 싸다고 생각한 수험생들이 앞다퉈 신청했다.

당시 서울시가 1746명을 선발하는 데 전국에서 14만4445명이 원서를 내 평균 경쟁률은 82.7대 1을 기록했다. 서울시는 국내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지역 제한을 두지 않아 전국 어디서나 응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험을 치른 인원은 9만1582명이었다.

서울시는 올해 7~9급 신입 공무원 1789명을 뽑기로 하고 27~31일 인터넷 홈페이지(gosi.seoul.go.kr)에서 원서를 접수한다고 5일 밝혔다. 올해는 필기시험을 일반 행정직(1133명 채용) 7월 20일, 기술·연구·세무·전산·사회복지 등 기타 직종(656명 채용) 8월 17일로 나눠 치르기로 했다. 지방의 수험생들이 한꺼번에 서울로 몰려 교통·숙박에 혼잡이 생기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채용 인원은 7급 154명, 8~9급 1635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43명(2.4%) 늘었지만 경쟁률은 오히려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올해 안에 지방직 공무원을 1만 명 정도 줄이라고 각 지자체에 권고함에 따라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선 공무원 신규 채용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국의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이 서울로 더욱 몰려들 가능성이 있다.

8~9급 시험 응시 연령 제한은 32세 이하(1975년 이후 출생)로 전년(30세 이하)보다 두 살 완화됐다. 7급과 연구직의 응시 연령은 전년과 같은 35세 이하(72년 이후 출생)다. 군 복무나 공익근무를 마친 사람은 복무 기간에 따라 최대 3년까지 응시 연령이 연장된다. 최소 응시 연령은 7급 20세(88년 이전 출생), 8~9급 18세(90년 이전 출생)다.

필기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하는 면접시험은 10월 27일부터 11월 7일까지 그룹별로 진행하고, 최종 합격자는 11월 21일 발표할 예정이다. 연구직은 4년제 대학에서 관련 학문을 전공하고 졸업한 사람만 응시할 수 있고, 행정직 등 다른 직종에서는 학력 제한이 없다. 서울시는 장애인 고용 촉진을 위해 전체 선발인원 중 91명은 장애인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장애인 수험생에게는 본인의 장애 유형에 따라 점자 문제지나 확대 문제지 같은 편의가 제공된다.

지난해는 1차 필기시험에 합격하고도 영어로 말하는 면접시험에서 탈락한 사람이 559명이나 됐다. 최종 합격자 중 서울 출신은 388명(22.2%)에 그친 반면 인천·경기도는 674명(38.6%)에 달했다. 여성 합격자 비율은 61.4%(1072명)를 기록했다. 문의 서울시 인재개발원 전형팀 02-3488-2321~9.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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