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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태풍, 사망자 4000명으로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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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초대형 태풍 ‘나르기스’가 휩쓴 미얀마의 옛 수도 양곤의 거리가 쓰러진 나무들로 인해 4일(현지시간) 폐허로 변했다. 미얀마 국영 TV는 “3934명이 숨지고 2879명이 실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5일 보도했다. [양곤 AP=연합뉴스]

미얀마를 강타한 초대형 태풍 ‘나르기스(Nargis)’로 인한 사망자 수가 4000명으로 늘어났다고 AP통신이 5일(현지시간) 미얀마 국영TV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얀마 국영TV는 2일 미얀마에 상륙한 열대성 태풍인 ‘나르기스’가 중남부 지방을 강타하면서 “옛 수도인 양곤과 중남부 이라와디 지방에서 3934명이 숨지고 41명이 부상했으며, 2879명이 실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당초 미얀마 군사정부는 이번 태풍으로 351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했지만 재해지역의 통신망이 복구되면서 피해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니안 윈 외무장관은 이날 외교단과 유엔 관계자들을 위한 브리핑에서 인명피해를 1만 명 규모로 추정했다. 양곤 일대 주택 수천 채가 무너져 10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대다수 주민은 전력과 수돗물 공급이 끊겨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얀마 군정은 10일 예정된 신헌법 찬반 국민투표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dpa통신은 “미신을 중시해 수도까지 이전한 바 있는 군정 최고지도자 탄 슈웨 장군이 5월 10일을 길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태풍 피해를 이유로 국민투표를 연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얀마 전문가인 윈 민은 “미얀마 군정은 야권에 반대 운동을 벌일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 국민투표일을 서둘러 정했다”며 “탄 슈웨가 길일로 여기는 국민투표일을 연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군정은 국민투표에서 신헌법이 통과하면 이를 토대로 2010년에 총선을 실시할 방침이다. 신헌법은 상하 양원 의석의 25%는 군부에 할당하도록 명시했다. 또 영국인과 결혼하고 두 아들이 영국 국적인 아웅산 수치 여사는 대선과 총선 출마 자격이 박탈된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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