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7인이 말하는 보수, “우리 고민은 시장, 교육, 그리고 살림살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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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회에서 초선 의원들의 역할 공간은 그리 넓지 않다. 선수(選數) 위주로 움직이는 정치 문화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인보 보수’로 분류되는 18대 국회 초선들의 생각은 어떨까. 한나라당 대변인인 조윤선 당선인은 “열정과 실력을 가진 소수가 주도해 정책을 바꿀 수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그들의 포부와 다짐을 기록하면 이렇다.

▶고승덕=“선진국에 비해 낙후된 게 정치와 사법이다. 해외 개방이 안 되는 순수한 내수 서비스 산업이다. 하지만 자율과 창의, 개방으로 정치도 흐름이 바뀐다고 본다. 선수 중심이 아닌 각자의 능력과 실적, 아이디어, 시대정신과 국민이 원하는 걸 짚어 내고 치고 나가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다. 선진국에 근접하는 금융산업을 육성할 수 있도록 돕겠다. 그린벨트 문제도 다루고 싶다.”

▶김성식=“서민을 위한다며 경쟁 대신 평등주의적 발상으로 접근하는 게 서민을 더 힘들게 한다. 복지도 사회민주주의적 복지로는 안 된다. 하지만 시장을 정글에서 스타디움(경기장)으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적 안전망뿐만 아니라 기회의 창도 열어 주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김성태=“우리 자본만으론 일자리를 늘릴 수 없다. 좋은 자본이 많이 들어와야 일자리도 생긴다. 자라나는 자식들이 청년 실직자 대열로 들어가는데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고용 안정에 매달릴 순 없다.”

▶정태근=“법안은 예산과 사회적 규제가 수반된다. 실질적으로 생활 속에서 와 닿는 정책과 법안을 중시하려고 한다.”

▶조윤선=“금융산업에 있다 보니 전 세계는 다 되는데 한국에서만 안 되는 게 많더라. 금융산업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바꾸는 노력을 하겠다. 중국마저 법 제도를 정비하게 되면 우리 금융시장이 중국에 편입될 수 있다. 마지막 타이밍이다.”

▶황영철=“자유무역협정(FTA) 등 글로벌 시대로 간다지만 농촌은 소외되고 있다. 농촌과 지방을 대변하겠다.”

▶홍정욱=“17대 총선 이후 (초선들이) 여의도에 모여 세상을 바꿀 것을 다짐했다면, 18대 총선의 메시지는 살림살이와 교육이다. 지역 정치에 충실하겠다. 또 세계화와 선진화가 좋고 지향해야 할 바이지만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단국대 가상준(정치외교학) 교수는 “미국의 초선 비율은 1994년 중간선거 때 공화당의 당선인 230명 중 70여 명이었던 게 기록적인 수준”이라며 “당시 이들은 의회 개혁을 외쳤으나 기대와 달리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초선들이 포부만큼 역할을 하기 위해선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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