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격 F-15K “F-16 공중요격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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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0일 오후 1시30분 전북 군산에서 서쪽으로 90㎞ 떨어진 서해 상공.

한국 공군 11전투비행단 소속 F-15K 전투기 4대와 미 공군 8전투비행단 소속 F-16 4대가 각각 남쪽과 북쪽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다. F-16은 주한 미 공군의 주력기다. 양측은 서로를 적기로 가정해 공중전을 벌였다.

전투기 앞부분에 장착된 APG-63(V)1 최신 레이더를 작동한 한국 공군 F-15K가 미 공군 F-16을 먼저 포착했다. APG-63(V)1 레이더가 F-16에 장착돼 있는 레이더보다 탐지 거리가 훨씬 길기 때문이다. F-15K는 곧바로 미 공군 조기경보통제기(AWACS)의 지시를 받고 적기로 인식된 미 공군 F-16에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암람(AMRAAM)을 가상 발사했다. 미 공군 F-16도 암람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었지만 레이더 탐지 거리가 짧아 F-15K를 확인했을 땐 이미 때가 늦었다. F-15K의 암람에 격추된 가상 적기인 F-16은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한·미 공군이 4월 30일~5월 2일 사흘간 실시한 ‘쌍매훈련’(Buddy Wing Exercise)의 한 장면이었다. 한·미 공군은 이런 식으로 세 차례에 걸쳐 공중전을 벌였다. 결과는 한국 공군 F-15K가 공중 요격 작전에 모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F-15K가 처음 참가한 한·미 공군의 연합훈련에서 그 성능을 입증한 것이다.

F-15K는 한국 공군이 2002년 4월 차세대전투기로 선정한 뒤 2005년부터 실전에 배치했다. 당시 프랑스의 라팔, 러시아의 수호이-35와 경쟁한 끝에 선정됐다.

공군 관계자는 “F-15K가 처음으로 참가한 훈련에서 성공적 임무를 수행했다”며 “미 공군도 F-15K를 상대로 훈련 강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미 공군은 훈련 마지막 날인 2일엔 연합공격편대군(CLFE:Combined Large Force Employment)을 구성, 적진 폭격에 나섰다. 한국 공군 F-15K 8대와 F-16 8대, 미 공군 F-16 전투기 4대 등 모두 28대로 구성된 연합공격편대군은 적진으로 가던 중 요격에 나선 적기를 모두 격추하고 지상에 있는 대공미사일과 대공포도 합동직격탄(JDAM) 등을 투하해 완전히 제거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kim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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