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태원장 "정권 바뀌었으니 사표내라? 어불성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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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태 청소년정책연구원장이 “정권이 바뀌었으니 사표를 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정부의 사표제출 압박을 일축했다.

이 원장은 2일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앞으로도 사표를 제출하지 않을 생각이다"며 "내가 보호받아야 될 권리ㆍ법ㆍ원칙을 무시하는 행위가 있으면 그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 적절한 법적조치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원장의 반발은 국무총리실이 최근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19개 국책 연구기관 원장들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이들의 법적 임기는 모두 3년으로 짧게는 석 달, 길게는 2년 넘게 더 일할 수 있다. 현재까지 이 원장을 제외한 18명이 사표를 낸 상태다. 공공기관장들 일괄 사표 제출을 둘러싼 공방에 이은 2라운드다.

이 원장을 지목하며 사표 제출을 요구한 심재철 한나라당 수석원내부대표의 발언에 대해 “(이 자리는)특정인의 정치전력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20여 년 동안 법과 제도에 의해 정착된 임기제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무시하고 정권이 바뀌었으니까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그동안 찾아볼 수 없었던 처사”라고 맞받쳤다.

심 의원은 지난 1일 “(이 원장은)정치인이지 학자가 아니다” “취임할 때는 노무현 대통령과 코드가 맞아서 취임한 사람이 임기를 구실로 자리를 지키겠다는 궤변은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추한 모습”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원장의 임기는 2010년 8월까지다. 그는 지난 2002년 6ㆍ4지방선거 당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안양시장에 출마했었다. 16대 대선 당시에는 노무현 후보의 국민참여운동본부 경기중부지역 상임공동본부장을 맡았고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상근 자문위원을 지냈다.

이 원장은 “시장 출마는 사실이고 직장을 나와 대선 과정에 합류한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한번 정치권에 들어왔다고 해서 모든 행위를 정치적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설사 노무현 대통령과 코드가 맞았다고 하더라도 청소년정책을 가지고 꼭 현 정부에 반대하는 정책을 하겠나”라며 “제출한 경영계획서를 보면 정치적 코드를 읽을 수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선 “힘센 여당이나 청와대가 계속 문제를 삼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코미디”라며 “18명의 원장이 사표를 냈지만 동의하에 냈겠나, 그에 대한 부당성을 알리고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티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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