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 경기고, 뒷심 역전승 … 4강 티켓 거머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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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6회 솔로 홈런을 터뜨린 경기고 오지환(가운데 아래)이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오지환은 타석에선 4타수 2안타를 쳤고, 마운드에선 경북고 타선을 산발 9안타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이호형 기자]

젊은 패기는 이틀에 걸친 명승부를 이끌어냈다. 배명고와 광주일고가 연장 15회까지 가는 치열한 투수전 끝에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2회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8강전은 피 말리는 승부가 이어졌다. 배명고와 광주일고는 2일 오후 2시 다시 맞붙어 승자를 가리게 됐고, 경기고는 오지환의 투타 원맨쇼에 힘입어 경북고에 4-3 역전승을 거뒀다.

◇배명고 1-1 광주일고(15회 연장)

팽팽한 투수전에 양팀 감독의 입은 바짝 타들어갔다. 광주일고는 양영웅과 정성철·장민제가, 배명고는 송원호와 홍영현이 한치 물러섬 없는 위력투를 선보였지만 승부는 다음 날로 미뤄야 했다. 연장 15회 1-1 무승부를 기록한 두 팀은 오후 10시30분 이후 새로운 이닝에 들어갈 수 없다는 대회 규정상 서스펜디드 경기로 2일 오후 2시 연장 16회부터 다시 맞붙게 됐다. 안타수 10개씩, 볼넷수도 7개씩으로 기록상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치열한 혈투였다.

광주일고는 0-0으로 맞서던 3회 2사 만루 기회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얻어냈지만 추가점을 얻는 데 실패하며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끈질기게 광주일고 마운드를 공략하던 배명고는 0-1로 지고 있던 8회 조홍석의 2루타에 이은 희생번트로 만든 1사 3루에서 4번 강인균의 중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두 팀 승자는 2일 오후 6시30분 경기고를 상대로 4강전까지 치르게 돼 투수 고갈과 체력 부담의 이중고를 겪게 됐다.

◇경기고 4-3 경북고

경기고의 뚝심이 빛났다.

경기고는 0-3으로 지고 있던 5회 1사 만루에서 대타 조윤성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따라붙은 뒤 6회 선두 타자 오지환의 우측 담장을 넘는 115m짜리 솔로 홈런으로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결국 경기고는 7회 1사 1, 3루에서 상대 투수 이성민의 송구 실책으로 3-3 동점을 만든 뒤 이어진 2사 1, 3루에서 오지환의 중전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경기고 에이스 오지환은 140㎞대 초반의 묵직한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경북고 타선을 요리했다. 9이닝 9피안타·3실점·6삼진으로 완투승을 거둔 오지환은 타석에서도 역전 결승타점을 기록하며 4타수 2안타·2타점·1득점으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경북고는 0-0으로 맞선 4회 초 경기고 선발 투수 오지환을 상대로 연속 5안타로 3점을 뽑아내 기선을 제압했다. 1사 1, 2루에서 5번 이지찬이 우측 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타점 3루타를 터뜨린 데 이어 6번 김상훈이 중전안타로 뒤를 받쳤지만 이후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하며 눈물을 삼켰다. 

글=허진우 기자, 사진=이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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