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빛 삼키면 지혜의 불꽃 지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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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빛을 삼키면 우리는 불행해집니다. 그러니 지혜의 불꽃을 지펴야죠.”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사진) 스님이 ‘부처님 오신 날’(불기 2552년)을 맞아 30일 봉축 메시지를 발표했다.

지관 스님은 ‘부처님 오신 날’은 “영원의 시간을 견디며 중생을 사랑한 범부가 부처님의 몸으로 우리 옆에 오신 뜻 깊은 날”이라고 풀이했다. 이 우주에 흐르는 영원한 시간과 부처의 오심, 그 사이의 시·공간적 인연이 너무도 각별하다는 의미였다.

지관 스님은 “무릇 하늘과 땅이 시작해 끝나는 세월을 ‘일겁’이라 부른다. 그런데 부처님은 중생을 향한 사랑이 잠시도 쉬지 않는 백겁의 세월을 기다려야 탄생한다”며 “그래서 석가모니 부처님은 우리에게 오신 중생 사랑의 화신”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현대인을 향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자연과 인간, 국민과 지도자, 남과 북, 노동과 자본, 좌와 우 등 세상의 모든 것은 떳떳한 상대와 함께할 때 당당한 현존과 명분을 얻을 수 있다”며 “부처님이 중생 없이 출생할 수 없듯이, 서편의 저녁노을도 해 뜨는 동쪽을 기다려 거듭 출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마지막으로 ‘등불’을 말했다. “등불은 자기를 태워 타자인 세상을 밝힙니다. 바로 그 속에 부처님의 중생 사랑이 있습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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