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신문은 '줄임말' 백화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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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선관위(선거관리위원회).총선(총선거).헌재(헌법재판소).FTA(Free Trade Agreement.자유무역협정).NASA(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미국 항공우주국)….

요즘 신문에 자주 나오는 약어(略語)들이다. 이들 약어는 별도의 설명 없이 지면에 그대로 쓰일 때가 적지 않다. 웬만한 한글 약어는 전후 관계를 살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지만 영문(英文)은 그 뜻을 모르면 속수무책이다.

단어가 막히면 신문 읽는 흐름이 끊겨 짜증나기 쉽다. 그렇다고 약어사전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어서 볼 때마다 스스로 찾아 익히는 수밖에 없다.

신문에 약어가 왜 자주 쓰일까?

전달할 뉴스에 비해 지면이 적기 때문이다. 어형이 길면 읽기도 불편하다. 특히 기사 제목에 많은데 글자수의 제한 때문에 함축해 의미를 전달하려다 보니 그런 것이다.

예컨대 'FTA'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설명을 단다고 치자. 단순히 문자 그대로 '자유무역협정'이라고 적으면 이해하기 어려워 보충 설명이 필요하다. FTA를 백과사전에서 찾으면 '관세 등 무역장벽을 없애 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2개국 이상이 맺는 무역협정'으로 나온다.

여기서 그친다면 알쏭달쏭하므로 WTO(World Trade Organization.세계 무역기구)와 비교해 보면 좋다.

WTO는 회원국 전체에 영향을 주는 다자간 협정인데 비해 FTA는 우리나라와 칠레처럼 양자 협정이거나 EU(European Union.유럽연합)와 같은 지역 협정이다.

이렇게 용어해설이 길어지면 결국 다른 뉴스가 빠지게 되므로 새로운 약어가 아닌 한 약어만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약어는 어형의 일부를 생략해 원래보다 간략하게 표시한 말이다. 그 방법으론 우선 '서울대(서울대학교).마이신(스트렙토마이신)' 등처럼 단어의 앞 또는 뒷부분을 생략한 경우가 있다. '특검(특별검사제).특소세(특별소비세)' 등은 단어의 중요한 부분만 남긴 예다.

영문 자모는 첫글자만 따 만든 사례가 많으며, 각종 기구.단체.위원회 이름이 주류다. NPT(Treaty on the Non-Proliferation of Nuclear Weapons.핵 확산 금지 조약).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경제협력개발기구) 등을 들 수 있다.

약어를 많이 알수록 신문을 읽고 활용하기 쉬우므로 약어를 포함하는 나만의 시사용어사전을 지금부터 만들면 어떨까.

☞더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nie.joins.com) 참조.

이태종 NIE 전문기자

[바로잡습니다] 3월 23일자 21면 '신문은 줄임말…' 기사 중

3월 23일자 21면 '신문은 줄임말 백화점'기사 중 N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를 MBA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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