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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에 담긴 문화·의식체계 가르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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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이성은(사진) 이화여대 교육대학원 원장은 ‘국민학교’가 일제때 황국신민 양성에 교육의 주안점을 주기 위해 만든 용어라며 이를 ‘초등학교’로 바꾸자는 운동을 오랫동안 펴서 이를 끝내 성사시켰다. 그만큼 엄밀성과 강조하는 교육학자이자, 추진력 있는 교육행정가라는 평을 듣는다.

그런 그가 요즘 중국어에 푹 빠져있다. 정확히 말하면 중국어 교육이다. 그는 한국에서 중국어를 제대로 가르치는 문제에 온통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이 원장은 “이제 막 시작된 중국어 교육 만큼은 영어 교육과 같은 ‘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라며 “단순히 언어뿐 아니라 말 속에 담긴 문화와 의식체계를 정밀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존 국내 중국어 교육은 아직 중국어를 모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이제 한국의 중국어 교육은 적극적인 의사소통의 단계로 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고민 끝에 최근 중국 베이징(北京)대학을 오랫동안 설득해 ‘국제중국어교사교육과정(EP텍솔)’을 한국에 공동 설립했다. EP텍솔은 ‘Ewha-Peking Teaching Chinese to Speakers of Other Language’의 약자다. 중국어판 테솔(TESOL: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국가에서 영어를 가르칠 수 있는 자격증)인 셈이다. 과정 이수자들은 평가를 거쳐 이화여대와 베이징대학이 발급하는 ‘국제 중국어교사 인증서’를 따게 된다. 이 원장은 “수강자들은 중국어로 강의할 수 있는 원어강의 교수법을 훈련받으며, 한중간 문화 차이를 이래하는 교육을 받게 된다”며 “살아있는 중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 중국어 교육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에 따르면 프로그램은 원어교육 학습법, 멀티미디어 교재 개발 등 실습 위주로 구성됐다. 베이징대학의 대외한어과(외국인 대상 중국어교육 학과)교수 2명이 원어강의 과정을 책임지게 된다. 이화여대는 각급 학교의 중국어 현직교사, 중국어 교사를 지망하는 대학졸업생 등을 대상으로 제1기 수강생 신청(8주, 총 96시간 과정)을 받고 있다.(문의 02-3277-6888)

글=한우덕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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