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열려라!공부] “예체능·놀이교육, 유아 지능계발 큰 효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주입식 교육이 수동적 태도 길러”=이 교수는 “일본 유아들이 수영을 비롯해 영어·음악·스포츠를 주로 배우는 반면 우리나라 유아들은 절반 이상이 학습지와 학원 공부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주입식 교육에는 사회적 상호작용이 없어 정서 불안을 부를 수 있고 수동적인 학습태도를 길러줄 가능성이 높지요.”

주입 교육이 초기에 ‘반짝 성적’은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겉핥기식 학습태도를 길러줘 결국 학습 결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무분별한 비디오 시청을 그 사례로 들었다. 많은 부모가 편리하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로 자녀의 비디오 시청을 방치하는데 이는 뇌세포의 일부만을 자극해 두뇌 전체의 활성화를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놀이=공부’란 생각 가져야”=이 교수는 영·유아기 때 심신의 균형발달을 꾀하기 위해선 ‘놀이=공부’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변의 사물을 갖고 놀면서 부모나 친구와 상호작용을 하지요. 오감을 통해 그 또래에게서 배워야 할 호기심·탐구심·또래문화·사회성·정서교류 등을 키우는 겁니다.”

그는 예체능·놀이교육 그룹과 학습지·학원 그룹을 비교 실험한 결과를 제시했다.

“놀이 그룹 아동은 사회성과 창의성을 길러 학교생활과 또래관계에 적극적이었어요. 반면 학습지·학원 그룹은 신체발달 저조, 사회성 저하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심지어 의사소통력 부족, 폭력적 성향 등으로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어요. 학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학업 성취력은 양쪽 다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 교수는 유아 때 인성을 바로 길러 주려면 가정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아교육을 학원에만 맡기지 말고 부모의 역할을 찾아 자녀와 함께 즐기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동화책 함께 읽고 대화하기, 시장 같이 가기 등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는 일을 권했다.

◇다각적인 지능 계발=뇌세포를 골고루 자극하기 위해서는 예체능 교육이 필요하다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영·유아는 신체감각을 통해 학습을 하는데, 이를 무시하고 추상적 학습만 강조하면 지능의 다양한 잠재력을 억누르게 된다는 것이다.

“종합적 사고력과 창의력이 요구되는 오늘날엔 IQ(지능지수)를 높이기보다는 다각적인 지능 계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교과 공부는 초등 3학년 때 시작해도 늦지 않아요. 그러나 우리나라 부모들은 반대로 하죠.”

그래서 이 교수는 학부모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적 제일주의로 생기는 불안심리 때문에 선행학습에 몰두하면 아이의 가능성을 억누를 수 있습니다. 피상적인 선행학습을 시키기보다 지능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인간의 지능을 구성하는 언어·논리수학·공간·신체운동감각·음악·대인관계·내성(內省)·자연이해 등 여덟 가지 요소를 복합적으로 가동할 수 있도록 놀이와 예체능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글=박정식 기자
사진=정치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