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인 그는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미 유색인 지위향상협회(NAACC) 모금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그가 출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1인당 150달러짜리 만찬 티켓이 동이 났다. 행사장엔 1만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시카고 트리니티 연합교회를 이끌면서 오바마를 신자로 만들었던 그는 “기업이 소유한 언론이 마치 내가 백악관을 노리고 뛰는 것처럼 만들었다”며 “언론이 왜곡해 파문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 나는 백악관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나는 (일부 언론이 지적하는) 가장 분열적인 영적 지도자가 아니며, (흑인과 백인의 차이를) 가장 잘 설명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나라의 문제를 묘사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흑인의 전통은 (백인과) 다르다. 우린 다르게 행동한다. 우릴 싫어하는 사람들은 그걸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도 했다.
라이트 목사의 설교 내용이 큰 파문을 일으킨 이후 오바마는 “나는 문제의 발언에 찬성하지 않는다”며 그와 거리를 뒀다. 그러나 라이트 목사는 이날 오바마를 여전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오바마는 이날 “인종 문제를 무시할 순 없지만 그것이 대선 흐름을 좌우할 정도는 못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갈수록 흑인은 오바마 쪽으로 뭉치고 있고, 오바마에 대한 백인의 지지는 떨어지고 있다. 라이트 목사는 28일엔 워싱턴에서 연설한다. 오바마 진영에선 그가 대중 앞에 나서는 걸 달갑게 여기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의 발언이 또 파문을 일으킬 경우 인종 문제가 대선의 핵심 변수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