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섬유 개발활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섬유 하나로 옷을 더 따뜻하게 하기도 하고 더 시원하게 하기도 하고 옷을 입은 사람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기도 하며 옷의색깔까지 시시각각으로 바뀌게 한다.
마치 미래의 섬유와 옷들에 대한 설명같지만 이는 국내외에서 이미 기술개발이 이뤄져 판매까지 속속 이뤄지고 있는 「기능성 섬유」에 대한 설명이다.
이같은 기능성섬유들은 주로 일본의 섬유업체들에 의해 70년대부터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삼양사등의 합섬업체들을 중심으로 80년대말부터 활발한 연구활동을 벌여 현재 일본기술에 어느정도 근접해 있는 상태다.
삼양사와 동양나일론이 최근 시판중인 「축열보온섬유」의 경우는파장이 0.7~2마이크론이내인 근적외선을 적외선으로 바꿔주는 세라믹의 입자들을 폴리에스테르 섬유내에 집어넣는 방식으로 제조된다.태양광선의 근적외선을 적외선으로 바꿔줌으로 써 일반섬유보다 3~7도정도 의류내부의 온도를 더 높일 수 있어 스키복이나겨울철 의류에 적용이 가능하다.
입으면 시원해지는「자외선.적외선 차단섬유」의 기술도 이와같은기술로 만들어진다.단 세라믹의 종류만 차이가 나는데 이 섬유에는 산화아연.산화알루미늄으로 이뤄진 세라믹입자가 사용된다.
이들 섬유는 몸에 해로운 자외선을 산란시키고 적외선은 반사시킴으로써 일반섬유보다 약3도정도 의류내부의 온도를 떨어뜨리게 되는 것이다.
이 섬유는 삼양사가 최근 기술개발과 함께 내년부터 국내에 여름철용으로 시판하고 중동지방을 중심으로 수출에 나설 계획이다.
일본에서 최초 개발됐던 방향섬유도 국내에서 기술개발이 이뤄졌다.각종 향료를 섬유내에 섞는 것인데,옷을 빨아도 향기가 남아있고,또 오랫동안 향기가 지속되도록 섬유를 전선처럼 만드는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다.
즉 향료를 넣은 폴리에틸렌을 내부에 집어넣고 외부를 전선의 피복처럼 폴리에스테르로 감싸는 방식이다.삼양사가 소나무의 향기인「테레핀」향을 이용해 만든 「산림욕 섬유」의 경우는 이용자의뇌파를 조사한 결과 심리적 안정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또 섬유를 보다 가늘게 만드는 초극세사(超極細絲)제조기술도 코오롱등에 의해 계속 진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섬유 한올을 머리카락의 3백분의1 굵기(국내기술은 2백분의1 굵기)까지 개발했는데 주로 땀을 배출하는 스포츠의류나 인조가죽을 만드는데 이용되고 있다.
가죽처럼 조직이 매우 촘촘하게 이뤄져 있어 빗물이 스며들 수없고 반면 수증기는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금속이온을 섬유에 분산시켜 만듦으로써 세균등이 자리잡지 못하게 하는 「항균.방취섬유」,섬유표면에 아주 미세한 굴곡을 만들어 빛이 덜 반사되게 함으로써 번쩍임을 방지하는 「심색성(深色性)섬유」,다림질이 필요없는 「형상기억섬 유」,자외선을 받으면 색상이 변하는 유기안료를 이용해 햇볕을 받으면 색상이 달라지도록 하는 「변색섬유」등도 개발이 이뤄진 상태다.
〈李孝浚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