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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전자제품 하청업체들 생산수주늘어 호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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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대형 전자업체들이 자체 생산을 줄이는 대신 디자인과 마케팅활동에 치중하면서 이들과 계약생산 관계를 맺고 있는 하청업체들이호황을 누리고있다.
이들 하청업체는 대형업체들의 그늘에 가려 아직 별다른 주목을끌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이다.그러나 IBM.애플컴퓨터.휴렛 팩커드 등으로부터 부품및 완제품의 생산기반을 속속 넘겨받으면서 이들 중소업체는 세계 전자산업의 판도를 뒤바꿀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SCI시스템社다.컴퓨터부품을 하청생산하는 이회사는 세계 각지에 20개의 공장을 거느린 다국적기업으로 성장했다.최근 1년간 이 회사는 26억7천만달러의 매출에 4천5백만달러의 순익을 올렸다.
성공의 비결은 과연 무엇인가.이 회사의 오닐 킹 회장은 『우리는 남들보다 생산활동이 민첩하며 제품값이 싸다.또 조직이 덜관료적이며 경기의 부침(浮沈)에 대한 적응력이 강하다』고 답한다. 오늘날 하청생산은 세계 전자산업의 먹이사슬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여전히 고객들이 공급한 부품이나 원료를 단순 가공하고 있다.그러나 갈수록 많은 업체들이 턴키방식을 채택하고 있다.턴키방식이란 고객은 원하는 제품을 주문만 하고 하청업체들이 제품의 전공정을 책임지고 생산.납품하는 것으로 이 경우 하청업체들의 역할은 커진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산업을 EMS(Electronics Manufacturing Services)라 부른다.시카고소재 로드먼 렌쇼증권은 지난 93년 미국의 전자제품 출하량중 6.9%를차지했던 EMS의 비중이 오는 97년까지 약 1 1%로 뛰어 오를 것으로 추정한다.로드먼 렌쇼증권은 지난해 미국의 EMS규모를 약 1백60억달러로 추산했다.
대형 전자업체들은 앞으로 제품의 하청생산을 계속 늘려나간다는생각이다.휴렛 팩커드의 대변인은 『우리의 목표는 경쟁력 강화다.우리가 직접 하는 것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상대가 있다면 우리는 주저없이 그들에게 생산을 맡길 것』이라고 말한다.
일본 전자업체들도 제품의 외부 하청생산에 누구보다 적극적이다.엔高현상과 제품생산비용의 상승 때문이다.SCI 시스템社는 이미 미국과 동남아 소재 공장에서 생산한 전자부품을 일본 고객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전자산업의 외부 하청생산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굳어졌다.대형 전자업체들은 갈수록 디자인과 마케팅에 역점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고있다.부품조달과 중간조립은 자연스레 외부의존비중이 높아지고 있다.자체적인 수직 생산구조 를 갖추기 위한 라인설치는 비용의 낭비로 여겨지고 있다.
이제 하청생산은 더 이상 저급한 기술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첨단 기술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더불어 하청업계에는 요즘 더욱 많은 자본과 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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