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한복차림-철 이를땐 노방이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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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예년보다 일찍 한가위가 찾아온 올해는 추석빔이 한결 얇아질 전망이다.한복디자이너 이영희(李英姬)씨는 『요즘 날씨에는 노방이 좋겠다』고 추천한다.시장상인들은 비칠 듯 안 비칠 듯하는 소위 사철깨끼를 가장 많이 권하는 데 사실 깨끼는 옷감종류가 아니라 안쪽에서도 바느질땀이 보이지 않도록 곱솔로 처리한 옷을이르는 말이다.시장에 천연실크뿐 아니라 물빨래 할 수 있는 화학섬유 깨끼옷도 나와있다.
디자인면에서는 한때 유행했던 요란한 수(繡)나 금박장식보다는한복고유의 선과 색에 더욱 비중을 두는 추세.집안경사 때 곧잘입는 위아래 같은 색 한복은 본래 우리옷이 아니라 일제 때 기모노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니 피하는 것이 좋겠 다.
李씨는 『한복의 색은 사람의 표정과 분위기를 살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무조건 밝고 화사한 색상만을 고집하지 말고팥죽색 치마에 옥색저고리등 밝기에 대조를 주거나,같은 옥색이더라도 너무 야들야들한 옥색보다는 잉크빛 도는 약 간 어두운 옥색이 더 좋다』고 권한다.여자한복의 경우 치마저고리가 다 밝은색일 때는 회장이나 고름에 먹자주빛같은 짙은 색을 써서 들뜨지않고 안정된 느낌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남자한복입기의 주안점은 바지 앞뒤를 바르게 가려입고 대님을 맵시있게 매는 것.남자바지는 큰 사폭이 오른쪽에 오도록 입고 바지허리도 오른쪽으로 당겨 여민다.대님을 맬 때는 바지의 시접선이 복숭아뼈 안쪽에 오도록 댄 후 바지통 여분을 바깥 복숭아뼈까지 돌린 다음 대님을 두 번 둘러 복숭아뼈 안쪽 위에 나비모양 매듭을 묶는다.여자치마는 겉자락이 왼쪽으로 나오도록 입는다.여자한복에서 가장 볼썽 사나운 것은 목걸이와 페티코트.한복의 목둘레는 깔끔한 동정선만으로도 충 분하다.한복을 양장 드레스로 착각,풍성한 선을 지나치게 과장하는 페티코트 역시 어울리지 않는다.발은 버선에 고무신이 최고지만 부득이 양말을 신을 경우 버선색과 같은 흰색을 고른다.
〈李后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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