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극장 18일부터 30~40대 위한 음악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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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덕수궁 돌담길의 추억을 음악과 함께-」.
정동극장이 30,40대를 겨냥해 마련한 「돌담길 추억이 있는음악회」가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오후7시30분 정동극장에서 열린다.
부부나 연인.친구들끼리 시청앞 지하철역에서 만나 덕수궁 돌담길을 끼고 걸으면서 옛 추억에 잠기다보면 어느새 정동극장앞.1층 쌈지공원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도시락과 차 한잔을 마신 다음음악회를 즐길 수 있는 코스다.
직장에서도,가정에서도 신세대와 기성세대의 중간에서 어정쩡한 위치에 서 있는 30,40대는 쉬고 싶다.하지만 매일 야근이다,회식이다 해서 피곤함에 푹 절어 있지만 마땅히 쉴 곳도 없다. 노래방에 가면 신세대 가요를 제대로 따라부를 수 없어 「쉰세대」취급을 받는다.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등에서 열리는 본격적인 음악회에 가기에는 시간적.경제적 여유도 없다.여성들은육아 때문에 음악회에 갈 엄두를 내기 힘들다.
이런 저런 이유로 해서 30,40대는 사실상 문화의 사각지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3일동안 계속되는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도 이들 세대가 풍부한감수성을 발휘했던 70년대와 80년대초의 가곡.팝뮤직.대중가요로 꾸며진다.
연주는 서울팝스오케스트라(지휘 하성호)의 반주로 소프라노 김향란,바리톤 박형식 등의 성악가와 통기타 가수의 대명사인 이동원.홍민.김세환씨가 함께 출연,『작은 연인들』『이별노래』『석별』『옛친구』등 「추억의 노래」를 들려준다.
정동극장측은 7세 이하의 유아를 동반한 관객의 편의를 위해 공연시간 동안 전문보모를 갖춘 놀이방을 무료로 개방한다.
한편 추석명절을 앞두고 이번 공연의 S석(2만5천원)티켓 2장을 1세트 4만원에 판매하는 문화상품권 「청실홍실」을 회당 77세트로 한정 판매한다.
직장인들이 점심식사후 차 마시는 습관과 공연을 결합시켰던 「정오의 예술무대」에 이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이는 「돌담길 추억이 있는 음악회」는 도심에 위치한 정동극장의 입지조건을 최대한 살린 히트 문화상품으로 정착될 전망이다.
정동극장 홍사종(洪思鍾)관장은 『30,40대가 잠재우고 있는문화에 대한 욕구를 일깨우기 위해 이번 공연을 마련했다』면서 『앞으로도 문화소외지대에 있는 관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李長職〈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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