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꽃게·주꾸미 … 태안에 오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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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 백사장항에서 26일 시작되는 ‘사랑해(海) 안면도 자연산 수산물 축제’를 앞두고 24일 오후 미리 찾은 관광객들이 해산물을 고르고 있다. 주민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스스로 마련한 이 축제는 5월 12일까지 계속된다.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24일 오전 충남 태안 백사장항 입구. 26일 시작하는 ‘사랑해(海) 안면도 자연산 수산물 축제’를 앞두고 주민들이 천막을 치고 플래카드를 거느라 분주하다. 지난해 12월 7일 태안 기름유출 사고 이후 140여 일 만에 태안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수산물 축제다. 5월 12일까지 계속되는 이 축제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했다.

이곳 어민 편승환(55)씨는 “정부가 태안 수산물이 안전하다고 발표했다. “축제를 계기로 지역경제를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관광객들이 저렴한 가격에 싱싱한 수산물을 맛볼 수 있도록 원산지·가격 표시를 한 판매장을 설치했다. 민박·펜션 등 숙박업소들도 평소보다 20~30% 인하된 가격으로 관광객을 맞는다. 윤현동 백사장 상가번영회 대표는 “태안을 다녀간 100만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축제를 준비했다”며 “태안의 청정해안을 찾아 먹거리·볼거리를 마음껏 즐기는 게 태안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름유출 사고 이후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겨 먹고살 길이 막막했던 태안이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아직도 방제작업이 한창이지만 정부의 지원금만 무작정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일어서자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태안반도 최남단 포구인 영목항에서도 다음달 2일부터 38일간 수산물 축제가 열린다. 축제기간 중 조개잡이 체험, 선상 낚시, 유람선 관광, 독살 물고기 체험, 어부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영항어촌계는 축제 동안 낚시 비용 등을 평소의 절반만 받기로 했다. 좌대낚시 1만원, 선상낚시 2만원, 유람선 5천원으로 책정했다.  

◇조업 나선 어선도 만선=18일 정부의 공식적인 조업 재개 발표 이후 어민들은 본격적인 조업에 나섰다. 태안 일부 어민들은 2월 초부터 조업에 나섰지만 수산물 안전성 문제와 위판장 폐쇄로 판로에 어려움을 겪었다. 24일 하루 몽산포·마검포에서만 500㎏가량의 꽃게가 거래됐고, 2~3㎏ 크기의 자연산 광어도 100㎏이나 팔려나갔다. 기름 유출 사고 지점과 가까운 안흥항 위판장도 중도매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안흥항에서는 하루 평균 30~40여 척의 어선이 조업을 나가 1억원대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글=신진호 기자,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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