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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마트 “플라스틱 젖병 퇴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강화 플라스틱에 함유된 비스페놀A(BPA)란 화학물질이 인체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지며 월마트·CVS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해당 제품을 매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플라스틱 젖병을 유리병으로 교체하고, 플라스틱 제품을 버리고 있다고 미국 일간 보스턴 글로브가 23일 보도했다.

BPA는 딱딱하고 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PC) 재질의 환경호르몬 물질로 젖병과 물병 외에 가전제품·자동차용품·CD·선글라스·헬멧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소량의 BPA는 인체에 해롭지 않다”며 판매를 허용한다. 그러나 미 보건부 산하 국립독성학프로그램(NTP)이 15일 “동물 실험 결과 BPA가 유방암·전립선암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태아와 유아·어린이의 신경계에 작용해 행동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며 위해성 논란에 휩싸였다.

캐나다 보건부는 18일 “BPA가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60일 이내에 나오지 않는다면 이를 함유한 젖병 판매를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 보건부는 가전제품·CD 등은 BPA가 들어가도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캐나다에서 BPA 함유 젖병의 판매를 즉각 중단하고, 미국 매장에서는 내년부터 철수시키겠다고 밝혔다. CVS도 이들 제품을 매장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낼진 등 미국 용기 생산업체들은 BPA 함유 용기 수십만 개를 자발적으로 회수하고, 앞으로 BPA가 들어가지 않은 용기를 생산할 방침이다.

국내에서도 학계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BPA의 위험성을 경고해 왔다. 젖병과 통조림 내부 코팅물질, 장난감 등에 BPA가 함유돼 있다는 것이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16일 “플라스틱 젖병에 든 BPA가 유아의 몸 속으로 전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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