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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장세엔 ‘네박자’ 맞춰 춤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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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증권시장이 종잡기 힘들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가시자 정보기술(IT)·자동차 주가 뜨는가 싶더니 중국 증시가 살아나자 조선·철강 등 중국 관련주로 매수세가 옮겨갔다. 그러나 24일엔 IT·자동차도, 중국 관련주도 맥을 못췄다. 전형적인 순환매 장세가 연출되고 있는 탓이다. 이럴 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24일 삼성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회복했지만 투자자들은 현금과 주식 사이, 오른 종목과 조정을 받은 종목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졌다”며 “시장을 이기기 위해서는 네 가지를 감안해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 가지는 실적 호전, 가격 매력, 정책·경기 등 주변 환경, 공급자 우위 시장을 바탕으로 한 가격결정력이다. 그 결과 올해의 투자 유망 종목으로 현대차·LG전자·두산인프라코어 등 8개가 꼽혔다. 전종규 연구원은 “철강·조선·해운으로 대표되는 구 주도주를 버리고 전기전자(IT)·자동차 등 신 주도주의 비중을 유지하는 가운데 개별 경쟁력을 보유한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1실적=사람을 채용하는 데 있어 서류전형과 같은 요소다. 실적은 투자 판단의 기본이다. 일단 기업들이 내놓은 1분기 성적표는 대체로 우수하다. 특히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반사이익과 바닥을 찍은 IT 경기의 수혜가 예상되는 IT 대표주의 실적이 우수하다. 이미 LG전자·LG디스플레이 등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강하게 반등했다. 자동차 업종도 환율 수혜와 해외시장 확대에 따른 효과가 기대된다. 24일 현대차는 전년 동기비 61% 늘어난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2가격=가격은 손님을 부른다. 값이 싸면 지갑이 쉽게 열린다는 얘기다. 가격 매력이 있는 주식은 많이 떨어진 주식(주가 측면)과 보유한 가치에 비해 주가가 싼 주식(가치 측면)으로 구분된다. 전자가 철강·조선·기계·해운으로 묶이는 구 주도주라면 후자는 IT·자동차 등 신 주도주 및 자산가치 그룹이다. 그러나 많이 떨어졌다고 해서 모두 상승이 가능한 것은 아닌 만큼 올해 실적 전망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 또 2003년 이후 증시가 꾸준히 오르긴 했지만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가치 있는 기업이 존재하는 만큼 이런 곳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3주변 환경=기업을 둘러싼 주변 환경도 기업의 투자와 성장을 지배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국내적으로는 정부정책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신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따라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국토개발 수혜주, 금융규제 완화 수혜주, 교육 및 미디어주 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고유가와 환율·인플레이션도 중요 고려 대상이다. 에너지 개발 관련주, 대체에너지주를 비롯해 수출주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4가격 결정권=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 기업은 이익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때에는 공급자 우위의 시장에서 제품 가격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가격 결정권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과점 형태의 시장 지배력을 보유하거나, 업계가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공급자 우위로 전환됐거나 수요가 급증해 수급 부족이 발생해야 한다. 이런 업종으로는 담배·밀가루 등 음식료, 철강, 대체에너지, 비료 등이 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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