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97) 부산 사하을 민주당 김지만 후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우리나라에 과거제도가 있었기에 많은 인재들이 정부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정치 신인들에 대한 등용문을 넓혀야 인재들이 국정에 참여할 수 있고, 그래야 국정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부산 사하을에서 출마하는 김지만(45) 민주당 후보는 “정치 신인들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춰야 인재를 두루 등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후보지만 그는 당초 열린우리당에 공천 신청을 했었다. 그는 열린우리당에서 상향식 공천을 한다고 해 경선에 대비했지만 당에서 일방적으로 그의 경쟁자를 단수 공천했다고 주장했다.

“당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그저 안타깝다는 말뿐이었죠. 이게 밀실공천이 아니고 뭡니까? 오죽하면 네티즌들 사이에서 열린우리당이 아니라 ‘닫힌 당’이란 말이 나왔겠어요. 여당이 경선 약속을 어긴 건 우리 지역 주민들에 대한 배신 행위입니다.”

가정의 질문이지만 경선을 한다면 승산이 있었느냐는 물음에 그는 자신의 경쟁자에게 “사전에 경선에서 지면 백의종군하겠다고 약속했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향식으로 공천을 할 줄 알았으면 열린우리당으로 가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거를 앞두고 당적을 옮기는 건 당선만이 목표이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본래 민주당 출신인 만큼 복당이 맞다”고 강변했다.
노무현 정부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나름대로 잘 해 보려고 애쓰지만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너무 일을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이 정부와 다수의 국민들을 하나로 묶어 내지 못하고, 그 결과 국민들이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관권선거 시비, 일부 시민단체들이 하는 얘기를 전체 국민의 뜻인 것처럼 왜곡하고 있는 것도 유감이구요. 돈 선거를 뿌리 뽑으려는 노력, 권위주의를 해체하려는 시도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그는 이 정부의 슬로건인 ‘참여 정치’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잘 먹고 잘 살아야 참여도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수염이 석 자라도 먹어야 양반’이고 배를 주려 담을 넘게 생긴 마당엔 참여도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

▶김지만 후보는 국민들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 때에 비로소 참여 정치도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생 정치는 동서고금 어느 시대에나 공동선이었다고 덧붙였다.

“동서고금을 통해 이른바 ‘참여 정치’를 둘러싸고는 이견이 있습니다. 지금도 논란거리이구요. 그러나 국민들이 태평성대를 누리도록 하는 민생 정치는 어느 시대나 공동선이었습니다.”

김 후보는 사하 토박이다. 대대로 이곳에 살았고, 다대초등학교를 나왔다. 그는 “지역 주민들이 우리 지역 출신 한 번 뽑아 보자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공천을 받은 유일한 동서화합형 후보”라고 강변했다.

“다른 후보들은 다른 지역 출신들로 소위 낙하산 공천을 받은 분들입니다. 낙하산 공천은 더 이상 주민들이 용납하지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우리 지역이 ‘쓰레기하치장’이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 지역 출신도 아닌데 지역 민생을 어떻게 압니까?”

그는 구두선이 아니라 정말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려면 중소기업가들이 사업을 영위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공장 하나 짓는데 이런 저런 서류를 갖추도록 해 이들이 제풀에 지쳐 나가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면 원스톱 시스템을 만들어 한 곳에서 서류 업무를 완결 지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가장 유력한 경쟁자로는 여당이나 제1 야당 후보가 아니라, 얼마 전 한나라당을 탈당한 무소속의 박종웅 의원을 지목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변인격인 박종웅 의원’이란 특유의 직함으로 언론에 자주 인용되는 그 박 의원이다. 김 후보는 3선의 관록, 그동안 구축한 탄탄한 조직, 김 전 대통령측의 ‘있을 수 있는’ 지원 등이 그의 강점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구청장과 일부 시·구의원들이 한나라당을 동반 탈당해 박 의원을 돕고 있다”고 김 후보는 전했다.

“제가 태어나 어려서 뛰놀던 곳입니다. 주민들이 울면 따라 울고, 주민들이 웃으면 따라 웃을 만큼 지역의 사정과 현안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자부합니다. 많은 공약들을 제시할 수 있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실천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필재 월간중앙 정치개혁포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