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일 대성자축 특별대국갖는 이창호-유시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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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어린시절의 라이벌 이창호(李昌鎬)7단과 유시훈(柳時熏)6단이대성을 자축하는 특별대국 3번기를 펼친다.대국장소는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 백조실.첫판은 4일,제2국은 6일,1대1이 될 경우 제3국은 7일.
24세의 柳6단은 지난해 린하이펑(林海峰)9단을 꺾고 일본 5대타이틀의 하나인 천원(天元)을 쟁취해 일본바둑계가 갈망하던세대교체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인물.
20세의 李7단은 한국의 12관왕이자 무적의 1인자며,세계 최고수로 꼽히는 인물.
1급때까지 두사람은 한국기원 연구생이었고 이창호쪽이 간발의 차로 앞서 있다.유시훈은 「창호의 등뒤엔 당대의 1인자 조훈현9단이 버티고 있으므로 이상태론 창호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중학교 1년때인 86년 일본에 건너갔다 .91년 일본신인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드디어 고베(神戶)결전에서 林9단을 꺾고 정상을 향해 날개를 폈다.
특히 柳6단은 우승상금 1천만엔(약8천만원)중 절반은 지진참사를 당한 고베시에,나머지 절반은 스승인 오에다 유스케(大枝雄介)9단에게 바쳐 일본 매스컴으로부터 『굉장한 젊은이』란 찬사를 받기도 했다.프로기사로선 처음 있는 일이라 일 본에서 한국인의 이미지가 크게 좋아졌다고 전해진다.
1일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선 화려한 전야제가 열렸다.무용가 김중자씨가 개막의 북을 울리고 우석대 박희태교수는 바둑을 소재로 한 팬터마임을 최초로 공연했다.
이 자리에서 柳6단은 『이창호는 벌써 1인자고 나는 이제 출발했다.다시 만나 겨룬다는 것 자체가 기쁨일뿐 비교는 하지말아달라』고 말했다.
柳6단은 오는 10월 교포여성과 결혼한다.이걸 의식한 듯 「돌부처」李7단이 『내게 불리한 점이 있다면 애인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해 만장의 박수를 받았다.
이번 대회는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고 현대자동차가 후원했다.승자는 2천만원,패자는 1천만원을 받는다.대국날 오후2~5시 KBS-1TV가 생방송하고 하이텔이 중계한다.
한편 한국기원 조남철(趙南哲)9단은 이날 전야제에서 김옥균(金玉均)바둑판을 일본에서 찾아내고 귀환을 도와준 바둑연구가 이승우(李承雨.64)씨와 일본 기원의 미쓰구치(三口藤雄)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朴治文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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