司正정국 파고 어디까지가나-與野대치내주 중반이 고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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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갑자기 들이닥친 사정(司正)해일(海溢)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일반사면까지 포함한 대사면과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대화합정치로 화색이 돌던 정가는 급격히 얼어붙었다.지방선거부정과 교육위원선출비리.정치인비리 수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사정정국은 그 규모가 워낙 광범위해 마치 나무만 보일 뿐 숲은가늠할 수 없는 형국이다.여권이 사정의 칼을 뽑자 김대중(金大中)씨의 신당도 비상대책위 구성과 함께 맞불작전에 들어가 여야의 대치가 첨예화되고 있다.그러나 11일 정기국회등의 정치일정으로 보아 대치정국은 내주중반이 고비가 될 것같다.
사정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교육위원선출비리.선거부정.정치인비리등 다양한 갈래의 흐름이 어떻게 정리될지 관심이다.정가의 전망은 사안별로 분리될 것이라는게 지배적이다.정치인 개인의 비리와 교육위원선출비리는 다음주에 마무리 수순을 밟 게되는 대신선거부정에 대한 수사는 오히려 본격화될 것이라고 본다.
◇선거부정=가장 규모가 크고 수사와 처리도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민자당 김윤환(金潤煥)대표는 1일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선거부정을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누차 밝히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강삼재(姜三載)총장도 『선거부 정만큼은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선관위는 6일까지 선거비용지출 부실신고자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검찰도 부정선거 혐의자에 대한 자체수사 자료를 확보해 둔 상태다.
결국 전국에 걸쳐 대대적인 사법처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선관위가 고발여부를 검토하는 위반사례만도 5백여건에 달하는 것으로전해지고 있다.
정부는 선거부정에 대한 수사와 기소.재판등을 연내에 종료한다는 방침이다.가을에서 겨울사이에 많은 당선자들이 당선무효판결을받고 새해에는 재선거 러시가 있게될 것 같다.
여기에 또하나의 관심이 공천헌금에 대한 수사다.송철원(宋哲元)민자당 성북갑위원장이 이미 구속됐다.당국의 내사가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본격수사가 이뤄지면 파장이 엄청날 전망이다.여권내부에는 여기에도 손을댈 것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다.정치자금의 조사에 따르는 한계가 이번에도 적용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치인비리=가장 빨리 정리가 될 것 같다.여권의 핵심인사들은 표적사정이나 정치탄압이 아님을 강조하며 조기수습을 예고하고 있다.『검찰에 제보가 들어왔기 때문에 수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최낙도(崔洛道)의원이나 서해유통 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그래서 개인비리는 현재 수사중인 서해유통 사건 연루자조사 정도에서 마무리될 것 같다.그러나 주초까지 한두명의 의원이 더 검찰의 수사를 받게될 전망이다.서해유통의 로비의혹을 받는 야당중진의 차명계좌에 대한 조사 가 이뤄질 것 같다.정치인비리는 결국 한두명 정도를 사법처리하는 선에서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위원선출비리=전국에 걸쳐 벌어진 현상이나 단연 관심은 서울이다.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 창당준비위원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亞太재단이 연루돼있기 때문이다.이를테면 정치적 비중과 긴장도가 가장 높은 사안인 셈이다.
그러나 이문제가 金이사장에게까지 미칠 것 같지는 않다.여권에서는 亞太재단에 헌금한 교육위원과 이들에게 헌금권유를 한 것으로 알려진 김기영(金箕英)서울시의회부의장등에 대한 조사에 그칠것으로 보고 있다.이럴 경우 다음주정도면 수사가 대충 마무리될전망이다.
이같은 관측은 金이사장에게까지 수사가 확대될 경우 정국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진다는데 기초한다.파국이 온다는 것이다.당국의 수사가 金이사장에게 미칠 경우 국민회의는 초강경투쟁에 들어갈 것이 분명하다.교육위원선출비리가 지탄을 받아 야 할 일이나 판을 깨는 것도 불사할 정도로 심각한 사건이라고 하기는 어렵다는게 상당수의 지적이다.
수사과정에서 어떤 사실이 발견되느냐도 중요하다.그러나 이문제역시 후원금을 낸 것과 교육위원당선과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집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金敎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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