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확실성’ 이 투자 매력 포인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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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를 나타내는 전광판 모습. [중앙 포토]

최근 증권사들이 판매하는 ELS 상품이 잇따르고 있다. ELS(주가연계증권, Equity Linked Securities)는 개별 주가나 주가 지수에 연계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유가 증권이다. 펀드와 달리 사전에 조건에 따른 만기 수익률이 정해진다. 즉 어떤 조건에 맞으면 어떤 수익률을 주겠다는 내용이 미리 고지된다. 판매할 때 이 사실을 내세운다. 펀드가 처음 가입 때 나중에 어느 정도 수익률을 얻게될 지 알 수 없는 것과는 다르다. 이런 조건부 확실성이 투자 매력으로 작용해 ELS의 판매가 최근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또 대부분 주식형 펀드는 주가가 상승해야 수익이 발생하지만 ELS는 주식 시장이 일정한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때나 소폭의 하락시에도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 주가나 지수와 연계해 이같은 수익구조를 만들기 때문이다.

ELS는 장외 파생 금융 상품업 겸영 인가를 받은 증권사만 발행할 수 있다. 지난 2003년 국내 처음 등장한 이래 상품 발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현재 시장 규모는 27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시판 중인 ELS는 크게 원금보장형과 원금 비보장형으로 나뉘어진다.

원금보장형은 자산의 대부분을 우량 채권에 투자해 원금을 보전하고 일부를 주가지수 옵션 등 금융파생 상품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만기는 대체로 6개월, 1년짜리가 많다.

원금비보장형은 우량 채권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다.

2~3년 만기 상품이 많다. 최근 ELS는 만기 이전에라도 주가가 약정한 목표 수준을 달성하면 원금과 일정 금리를 조기에 상환해 주는 상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조기 상환 기간은 6개월, 3개월 등이 많다.

예컨대 삼성증권이 지난달 판매한‘2스타 배리어 무빙스트라이크 6찬스 ELS’는 원금 비보장형이다. 이 상품의 수익구조는 3년만기 상품으로 조건에 맞으면 매 6개월마다 연 10%로 수익률로 조기 상환이 가능하다. 현대중공업과 LG전자 보통주를 기초 자산으로 하며 최초 6개월째는 이들 주식 가격이 15%이상 하락하지 않을시 조기상환된다는 것이다. 매 6개월마다 조기상환 조건이 점차 완화되어 36개월째는 25%이상 하락하지 않았을 경우 또는 투자기간 동안 50% 하락한 적이 없을 경우 조기상환된다. 이 이상 하락시는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이 역시 지난달 판매한 '대신 ELS 521호 Two-Star4-Chance’도 원금 비보장형이다.이상품은 SK에너지와 하이닉스 주가에 연동해 수익이 결정되는 만기 2년짜리 조기상환형 이다. 만기에 두 종목의 주가가 모두 기준가 대비 70%이상이면 연 22%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ELS는 최근 원금비보장형 상품의 출시가 늘어나고 있다. 상당수 증권사들은 매달 ELS를 판매하고 있다.

◆투자시 유의점=원금비보장형 상품의 경우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원금 손실 조건에 대해 꼼꼼히 파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 ELS는 투자 자금을 중도 환매할 경우에는 비용이 발생한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최근 판매되는 ELS는 대부분 6개월 단위의 조기 상환형 구조가 많다. 하지만 6개월 시점에 조기 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투자 기간이 예상치 못하게 1년 이상 장기화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투자 자금의 운용 가능한 기간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ELS 성격상 너무 단기로 운용해야 되는 투자 자금은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아울러 ELS의 기초 자산에 대한 향후 전망을 충분히 살펴보아야 한다.

대우증권 파생상품 영업부의 이강수 과장은 “ELS는 기초 자산의 향후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따라서 해당 기초 자산이 예상한 대로 움직이지 않을 경우 목표 수익을 얻지 못하고 손실을 볼 수도 있으므로 기초 자산에 대한 향후 주가 전망을 바탕으로 적절한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며 “ELS는 다소 복잡한 수익률 결정 방식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ELS 청약시 증권사에서 교부하는 핵심 설명서에 적혀있는 수익률 결정 방식 등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정갑 객원기자 jk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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